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요시모토바나나의 책 두권

Jeeum 2020. 11. 2. 20:13

요시코토바나나 소설집(2003). 막다른 골목의 추억, 민음사.

요시모토바나나(2010). 도토리자매, 민음사.

 

두권 모두 번역은 김난주

 

바나나의 글은 언제나 그렇 듯 읽기는 쉽다. 그러나 읽다보면 이해가 어렵다.

도대체 뭔 말을 하고 싶은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일관되게 느낌이 오는 것은

삶의 주인으로서 나는 그저 나일뿐이라는 것이다.

이때 가장 잘 어울리는 낱말은 <그저>이다.

 

소설집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상처나 실패를 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두었다.

굉장히 고통스러울 법한데,

그래서 잔인하게 포기하고 싶을 법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일상이 너무 평온하게

그저 묵묵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 것이 삶이라고 

너무 잔잔하게

지나치게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좋다는 건지 아님 싫다는 건지 하고픈 말이 도대체 뭐야라고 소리치고 싶어진다.

 

<도토리자매>도 비슷하다.

조실부모한 돈짱과 구리짱은 어릴 때부터 눈치꾸러기로 삶을 시작하고

어른이 되어 비로소 둘이서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지만

마음의 상처를 깊이 입었다.

 

하지만 오히려 상처입은 사람을 위로하는 편지 블로그를 운영하고

연애를 하고 여행을 하고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한일상을 산다.

 

두사람은 그저 손과 어깨에 의미없이 들어간 힘을 빼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도

아주 잔잔하고

아주 담담하게 문장이 이어나가고 있다.

 

아마 요시모토 바나나는 아주 어렵고 힘들고 아픈 일들에 지나치게 예민해서

그걸 완벽히 수용하거나 무시해야 살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