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일기

2020년 11월 4일

Jeeum 2020. 11. 4. 21:31

출근 준비를 하다
새 한 마리 창을 스쳐,

엄마인가 하고 쳐다보니
오늘 몫의 햇살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주말 동안 정리해둔 화분들이 가지런히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들어 부쩍 적적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워진다더니,

그래서인지

갑자기 낮아진 기온 탓인지

집 안도 휑하다.

 

서늘해진 11월 초입

불현듯 이런 기분에 빠져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기 전에

서풋서풋 걸어 베란다 창을 열어본다.

 

열린 창 사이로

겨울을 닮은 바람이 한꺼번에

볼을 스친다.

 

단단해 보이던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 선택에 동반한 엄마의 또 다른 선택이

가슴 저리도록 안타까워

우울해지려 한다.

 

우울함이 이슬되기 전에

노랗게 피어난 물수선를 보며

오늘 몫의 내 삶을 계획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