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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2016). 피에로들의 집

Jeeum 2020. 11. 17. 16:21

윤대녕(2016). 피에로들의 집, 문학동네.

 

기존의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 

사람들은 각자를 닮은 길을 걷고, 자신의 선택대로 걸어간다. 

때로 자신 이외의 누군가를 가족이나 동반자로 들이지 않기도 하고 사람 이외의 생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살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희한하고 다양한 모양의 가족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소설은 혈연으로 만들어진 가족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마마도 현주도 윤정도 명우도 윤태도 정민도 모두

가족이 없는 만큼 그늘과 사연과 아픔을 안고 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마마는 자신의 집 <아몬드하우스>에 이들을 불러 모았다.

 

연결고리라곤 전형 없는 이들은 그저 마마에게 이끌려 아몬드 하우스에 모여 각자 살고 있다.

 

이들 각자의 이야기는 너무 그늘져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이 피에로의 독백처럼 애처롭다.

 

하나 큰 틀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가족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대쪽 같은 고집쟁이 할머니

명우와 윤정이 마치 엄마와 아빠

정민은 이 집 불량한 아들

현주와 윤태는 말 안 듣는 삼촌과 이모

꼭 이 같은 같은 모양새이다. 

 

다들 갈 곳 없어 아몬드 하우스에 모여들었지만

여전히 각자의 삶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로 간섭하는 일도 소유하는 일도 없지만

어느새 하는 말도, 품새도 가족들의 그것과 닮아 있다.

 

작가는 이들이 사는 집을 피에로들의 집이라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 삶을 연출하는 피에로이므로 굳이 이 집만 피에로 하우스는 아닐 것이다. 

 

상처 받은 존재들

거친 세상에 난민 같은 존재들

 

점점 추워지는 날.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보자고 책이 속삭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