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백수린(2020). 여름의 빌라
Jeeum
2020. 11. 23. 11:57
백수린 소설집(2020), 여름의 빌라, 문학동네.
1982년생 젊은 작가
알라딘 올해의 책 후보에 올라있길래 도서관에 들렀다. 신착코너에 얌전히 꽂혀있었다.
프랑스 화가 Alfred Sisley의 1880년 작품 Windy afternoon in May가 표지를 차지하고 있다.
표지만으로 날 좋은 오월의 바람 부는 오후 어느 한 때가 평화롭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그런 마음이길 원했다.
단편소설집이 그렇듯이
이 한권으로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렵다.
8편의 단편중 <아주 잠깐 동안에>를 제외한 모든 소설은 화자가 여성이다.
언니, 엄마, 아빠, 할머니, 당신, 그녀 등 일상의 관계를 나타내는 대명사가 나오고,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화자가 혼잣말처럼 읊조리는 잔잔한 소설들이다.
8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진한 인상을 남긴 것은 <흑설탕 캔디>이다.
손녀가 할머니의 일기를 토대로 만든 할머니와 프랑스인 할아버지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엄마가 그리운 탓인지 외로운 탓인지 아니면 내가 이제 노인인 탓인지 모르겠으나
그녀의 할머니 얘기가 남달리 느껴진 것이다.
손에 꼭쥐고 놓지 않는 흑설탕 캔디는 손녀에게 무엇이었을까?
백수린 작가는 처음 만났다.
이미지처럼 단아한 소설들이고, 가벼운 문장들인데
굉장히 고집스런 작가의 자아가 느껴지는 글들이다.
올레 18코스 19.8킬로의 피로를 걷어내기에 충분한 비 오는 일요일을 선물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