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래책방
개학을 앞두고 마음을 소란스럽게하는 것에서 빠져나왔다.
조카의 말캉거리는 손을 잡고, 물을 건너왔다.
조카의 계획을 따라 걸었다.
제주공항 파리바케트에서 <마음샌드>를 두 박스나 샀다.
탑동 <자매국수>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Break Time 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젠가 홀로 걸었던 제주 원도심을 올레의 파란 리본을 따라 살살 걸어갔다.
<무근성>길을 따라 둘이서 손을 잡고 걷는 길은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김만복 김밥집, 산도위치를 거쳐 관덕정에도 들렀다.
이미 매화꽃이 피어있었다.
조카와의 시간은 이렇게 투명하다.
그녀의 얘기는 언제나 어린 감귤빛을 닮아 소박하지만 달큰하다.
어지럽던 마음을 몰랑몰랑하게 만든다.
큰 길을 건너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어린 날의 추억을 닮은 골목을 걸어간다.
"이런 책방도 있네!" 하고 조카가 말했다.
"어머나! 세상에...... 들어가보자."
이렇게 미래책방을 들어섰다.
제주 책방올레의 첫 서점은 <미래책방>이다.
책방에서 책을 사면 스탬프를 찍어준다.
책방올레가 지정한
<미래책방>은 올레 17코스 구도심 골목안에 있었다.
<수화식당>이라는 간판의 글씨가 책방의 이름보다 듬직해서 그저 스쳐지나가기 쉽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
작지만 알차게 환경과 관련된 책들이 셀렉트되어있었다.
첫번째 스탬프를 이렇게 찍게 될 줄 몰랐다.
책방 투어가 올레 걷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내가 <미래책방>에서 산 첫번쨰 책
강민경(2020). 제주스러운 날들.
출판사도 책들의 주민증인 ISBN도 달리지 않은 독립출판물이다.
제주 서쪽 마을에 정착하여 제주의 계절을 온전하게 느끼며 살고 있다는 저자는
다정다감한 그림으로 자신의 제주살이를 보여주고 있다.
마음이 소란스러워질 때 펼치면
낯선 제주에서 매번 느껴지던 행복감이 평화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