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TRIP

7월 5일, 올레 8코스

Jeeum 2021. 7. 6. 00:09

어젠, 장대비에 2코스를 걷느라 지쳤다. 오늘도 비가 온다고 했다. 그래서 쉬기로 했다. 젊은 조카는 잘도 잔다. 밥 먹으러 가자고 하니 일어난다.  올레 여행자 센터에 가서 '어멍 밥상'으로 점심을 먹었다.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밥 먹고 배가 부르면 살짝 산책을 하거나 책방에 가서 밀린 작업을 하려고 맘 먹었다. 대충~^^

 

8코스를 산책하기로 했다. 오늘은 쉬기로 했으니 길게 걷지 않을 것이다. 가벼운 산책을 할 것이다. '월평 아왜낭쉼터'로 갔다. 오후 2시, 시작점 스탬프를 찍으니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장마철 눅눅한 날씨에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지만 일단 걸어간다.

 

검은 돌담 사이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소철이 가득하다. 눅눅한 공기를 헤치고 어디선가 향기가 날아든다. 무슨 꽃인가 했다. 검색을 했다. '해당화'라고 한다. 그 해당화가 이렇게 향기가 진하고 좋은지 처음 알았다. 올레 8코스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다.

 

 

약천사를 지났다. 엄청난 규모의 사찰이다. 대웅전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경내를 걸어간다. 절의 한편을 지키는 고양이 한 마리가 계속 말을 건다. 냐옹냐옹. 안녕^^

 

 

제주의 사람들은 언제나 너그럽다. 방금 닦아논 길에 사람보다 먼저 달려든 동물에게도 너그럽다. 남겨진 발자국을 보며 싱긋 웃어주는 사람들이 보인다. 제주의 길에는 이런 흔적이 많다.

 

 

어느새 '대포포구'에 도착했다. 언젠가 스쳐 지난 적이 있는 듯 익숙한 바다이고, 항구이다. 제주 사람들은 소중한 곳에 항상 연대를 쌓았다. 대포포구를 지키는 연대가 바닷가에 든든히 서 있다.

 

 

서귀포는 제주에서도 남쪽이다. 남쪽에는 우람한 야자수가 가득하다. 쳐다보기도 힘든 키로 하늘을 향해 곧장 뻗어있다.

 

작은 걸음으로 걷다 보니 벌써 5킬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산책으로 걷기엔 적당한 거리이다. 사실은 온몸이 땀으로 가득하다. 주상절리를 끝으로 8코스의 작은 산책을 마치기로 했다. 덤으로 중간스탬프까지 얻었다. 남은 길은 다음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음'이란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