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TRIP

제주 올레 1코스

Jeeum 2021. 7. 7. 09:21

2021년 7월 2일

 

어제 제주에 도착했다. 밤새 배를 타고 왔기 때문일까 종일 뇌가 울렁거렸다. 하루를 자고 나니 이제야 뇌가 땅에 도착했다고 느끼는지 울렁거림이 멈쳤다. 당장 걸어야 할 것 같았다. 오래 머물면서 걷는다면 당연히 1코스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시흥초등학교 앞에 첫번째 간세가 스탬프를 품고 있다. 스탬프를 찍고, 여행자 센터까지 1킬로 정도 밭담을 따라 걸어야 하지만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 차로 1코스 여행자센터로 갔다. 1코스 와펜을 사니 새로 시작을 하는 기분이다. 산뜻한.

 

 

곧바로 '말미오름' 두산봉이다. 안내서에 말을 만날지도 모른다고 되어 있었다. 말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하지. 생각하며 계단을 오른다. 오랜 만에 걷는 길에 코 끝으로 들어오는 제주의 바람과 공기가 신선하다. 오래지 않아 말미오름 정상이다. 역시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 엽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입체감있는 밭들이 보인다. 비옥한 흙이 가득한 땅이다.

 

 

오르막이 끝난 말미오름의 능성을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걷는다. 어느새 푸른 초원이 보인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나싶더니 다시 '알오름'을 올라야 한다. 투덜거리면서 잘 따라 걷는다. 알오름의 정상에 도착하니 표정이 밝아진다. 올레 화살표에 기대 밝은 미소의 사진을 찍는다. 청춘이 부럽다.

 

알오름을 내려와 숲길을 걷는가 싶더니 바로 종달리가 나온다. 갑자기 밝은 기운에 환해진다. 이쁜 마을을 그저 지나가기 싫어 '카페 제주동네'에서 당근 빙수를 먹었다. 커피도 샀다.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종달리에서는 밭에서 소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소금을 밭에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소금밭을 따라 걸어가면 금새 바당길이 나온다. 성산일출봉까지 계속 바다를 따라 간다. 약 8킬로 지점의 목화휴게소 목전에서 중간스탬프를 찍었다.

 

 

이제 9킬로 지점을 지난다. '취다선' 리조트 건물을 보니 친구가 생각난다. 소식을 전했다. "유휴~~"라는 답신이 왔다. 언젠가는 같이 할 것이다. 오소포 연대를 지나니 일본어를 닮은 낯선 이름이 가득하다. 마을 이름을 찾았더니 '오조리'라란다. 오조리를 지나면 금방 성산항이 보이고, 우도가는 배를 타는 여객터미널이 보인다. 엄청난 양의 자동차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이상하게 긴장한다. 모두 여행을 즐기고 건강하길.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이생진 시인의 시들이 검은 제주의 돌을 닮은 대리석에 가득 하다. 시인은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서 이렇게 말했던가.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성산 리조트에도 사람이 가득하다. 우린 서둘러 광치기 해변을 향한다. 문주란이 가득 해변에 닿았다. 1코스 15.2 킬로 끝이다. 1코스를 걷는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여기가 올레길의 시작이다. 시작을 일출봉에서 한 이유를 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