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45.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Jeeum 2021. 8. 29. 15:32

히가시노 게이고 (1986).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알에이치코리아.

만경옥 역(2008)


오빠가 죽었다. 오빠가 죽고 1년뒤 나오코는 친구 마코토와 함께 그 죽음을 더듬으려 백마산장 마더구스로 간다. 한적한 곳애 위치한 백마산장에는 매년 같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마더구스의 이야기 속의 캐릭터와 노래들로 이름 지어진 방에는 마더구스의 노래가 하나씩 비밀처럼 걸려있다. 나오코는 오빠가 풀려던 마더주문의 암호를 하나씩 풀어가며 자살이 아니라 타살임을 확신한다. 그러나 또다시 살인이 벌어진다.

 

무라마사 경부와 나오코 그리고 마코토는 각자의 의문으로 자살을 가장한 타살임을 알아채고 범인을 밝혀낸다. 오래전 가와사키라는 보석상이 묻어논 보석에 눈이 먼  구루미와 에나미는 1년 전  나오코의 오빠를 죽인 것도 모자라 다시 오오키를 죽였다. 그러나 알고보면 자신들이 찾던 보석은 값싼 유리와 같은 것을 몰랐다. 물욕에 눈이 멀면 불행이 찾아오는 법. 결국 두번의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죄값을 치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작 나오코와 마코토가 최종적으로 풀어낸 수수께끼는 어뚱한 진실을 알려준다. 주문이 가리키는 곳에 묻혀 있던 것은 오래된 어린이의 백골 사체.  그것은 산장을 지은 영국인 여성의 아들이었다. 사고로 아들이 잃은 여인의 고통이 전해온다. 아들을 기억하고 남겨주기 위해 방마다 머더구스의 이야기 속에 주문을 남겨두었다. 산 속에 홀로 묻힌 그 아들의 영혼이 비밀을 풀기위해 찾아오는 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랬던 것일까. 추리소설이지만 자식을 향한 엄마의 아릿한 마음이 느껴지는 문장이었다.   


알고보면 우리는 언제나 항상 이야기 속에 존재한다. 우리 모두 개인으로서 전체로서 삶 자체가 스토리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얼마나 재밌고 의미있고 위트가 넘치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가는 각자의 몫이다. 지금 내가 보는 것들 내가 느끼는 것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슬프고 아픈 이야기가 숨어있을 수 있다.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다 하얀 눈이 덮혀 접근하기 어려운 인적 드문 곳에 아름답고 평화롭게 서있던 산장(펜션). 신비한 영국풍의 펜센을 본 히가시노의 머리와 가슴에는 이런 살벌하지만 짜릿한 이야기가 떠올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역시 추리소설은 재밌다.  45권째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