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46.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Jeeum 2021. 9. 9. 11:17

최민석 초단편 소설집(2016).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보랏빛소.

 


 

초단편 소설집이 뭔가 했다. 작가의 습작 노트쯤 되리라 생각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EBS 라디오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도 다소 장난기를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근데 완전 어이가 없다. 가끔 소리 내어 허망하게 웃었다. '미시시피 모기떼'라니, '캘리포니케이션'이라니.  섬 소녀. 이재만, 개, 화학약품, 좀비까지. 좀 너무 간다고 생각했다. 웃기다 못해 간혹 허망하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참고 읽었다. 음식에만 편식이 나쁜 게 아니라 독서에도 편식은 나쁘다고 위로하며. 서로 좋은 게 좋은 게 아닐까 하고. 이런 상상의 세계를 건어야 소설가가 되는 것이구나 하고. 나는 소설가가 되지 않고 그저 소설가를 까기만 하며 독자가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건져낼 수 있는 문장을 찾으려 열심히 읽었다. 끝까지. 괜히 끝까지 읽었나 싶다. 작가의 후기가 나를 화나게 한다.  5년 차 작가로서 그저 내키는 대로 쓴 글이란다. 쓰는 동안 자신은 즐겁고 편했나 보다.  그러면서 책을 다 읽은 나에게 자신도 편하게 살거니 당신도 편하게 살라고 한다. 체중 조절하느라 안 먹는 '식빵'이 갑자기 불현듯 느닷없이 불쑥 먹고 싶어졌다. 

 


임경선 작가가 이렇게 추천글을 써놓고 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기분이 점점 더 좋아진다. 기묘한 중독성을 가진 소설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은 야하지만 청순하고, 저속하지만 귀엽고, 담백하지만 강렬하고, 성긴 것 같지만 촘촘한 그런 매력적인 소설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동안 이런 재미있는 한국소설이 읽고 싶었던 것이다. "

 

이런 미친... 나는 읽는 시간이 아까운데.. 내가 사랑하는 작가는 너무 즐거웠단다. 작가란 역시 미친 사람들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유전자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아마 나는 한동안 최민석 작가의 책을 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