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55. 빵가게 재습격
Jeeum
2021. 10. 13. 14:54
무라카미 하루키 저, 권남희 역 (2010). 빵가게 재습격, 문학동네.
즐겁지 않아서 억지로 봤다. 그저 봤다.
가끔 그런 막연한 생각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정체는 뭘까. 왜 그에게 열광하는 독자들이 있는 것일까. 단편이건 장편이건 나는 한번도 읽고 만족한 적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그의 작품을 읽는지 잘 모르겠다. 웃긴 얘기다. 같이 빌린 장편 소설을 집어 들기 겁나서 자꾸 머뭇거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편 여섯 개. 모두 문장과 문장이 그려낸 인물, 사건에 숨겨진 그만의 장치가 있는 것 같다. 하루키의 장치는 늘 나와는 맞지 않아 삐걱거린다. 읽는 동안 불편한 이유가 그 때문일지 모른다.
하루키라는 작가는 소설가임에도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여행기가 훨씬 좋다. 솔직하게.
<빵가게 재습격>은 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각적인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은 <패밀리 어페어>다. 나는 이런 글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그러고보면 나의 미숙한 상상력이 그를 따라갈 수가 없을 것이다. 독서 리뷰라고 할만한 마음이 크게 남아있지 않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어이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저 내가 그렇다는 얘기다.
음식이나 운동 산책 등 소확행을 살고 있는 그답게 일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느낄 수 있는 많은 낱말들이 있었다. 그 낱말들 덕분에 끝까지 왔다. 어휘는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