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um 2022. 10. 15. 07:11

'집안의 마음 편한 공간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커피를 마신다.'

 

우리가 마음 속에 그리는 사치는 이렇게 단순합니다.

하지만 이 간단한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고 싶지는 않은데

지나치게 깨끗하고 세련된 공간은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면서

온종일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문득 옷장 안에 가득한 물건이 신경에 거슬려

갑자기 대청소를 시작하는 날도 있습니다.

 

이렇게 불안전하고 부족함투성이인 우리이기에

하루하루 조금 더 즐겁게 지내기 위해

약간의 아이디어와 차림새를, 좋아하는 커피를 통해

제안하자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cafenoma  유바노부카, 키리코미 류지

<커피가 좋아서, 2016, 심플라이프> 에필로그 중

 


인생의 한 때, '집'은 일을 하기 위해, 일을 마치고 그저 잠시 쉬기 위해 들어가는 곳, 그래서 특별한 구성품이나 내용이 필요없이 작은 넓이의 공간만 있어도 충분했다. 그 공간을 마련하느라 일을 했어야 했나?

지금 삶의 한 순간, '집'은 좋아하는 것들이 있어야 하고, 마음에 차야하고, 마음의 휴식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서 '집'은 그 사람 자체가 되는지도. 결국 공간이 사람을 닮아가고, 사람이 공간을 닮아가게 되는지도. '집'을 짓는다는 것은 인생을 짓는다는 의미일지도.

 

여기 커피를 좋아하는 일본인 부부가 자신들을 닮은 심플한 공간에 대해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다행이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나에게 속삭였다. "괜찮아. 괜찮아." ^^  주말 아침, 커피와 오픈 토스터로 즐거운 하루를 시작해볼까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