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일기

2023.01.26

Jeeum 2023. 1. 26. 15:49

배가 너무 아프다. 어제 애들 힘내라고 사준 간짜장이 맞지 않았나. 지난밤의 스트레스 때문인가. 아침부터 고통스럽다. 아주 간혹 이런 일이 있기는 했다. 따뜻하게 하면 나을 것 같아 노력했지만 소용없다.

 

애들과 줌으로 마지막 시험을 치고 정리해주기로 했다. 화면으로 보는 애들은 내가 얼마나 아픈지 모르겠지. 아파서 뒤척거리면서도 일이란 걸 해야 한다. 이런 걸 무리라고 하는 걸까. 아프다고 핑계 대고 빼먹어도 욕할 애들도 아닌데. 괜한 책임의식으로 고통을 숨긴다. 이것이 어른된 숙명인가.

 

줌 정리를 마치고 누웠다. 아무 생각없이 자고 나면 괜찮아질 바라며. 한 시간을 누웠지만 고통은 오히려 더 세진다. 병원을 가야 하는구나 싶었지만 점심시간이다. 약국으로 가서 약을 샀다. 먹었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면 먹으라던 또 다른 약까지 먹었다. 30분 경과. 안 아프다. 조금만 뒤척여도 찌르는 듯이 아픈 통증은 어디로 간 걸까. 날 그렇게 힘들게 해 놓고 어디로 놀러 간 걸까. 나쁜 놈, 통증은 남성인가. 왜 하필 나쁜 놈인가. 

 

살것 같다. 스탠바이미를 틀었다.  보다가 답답해 멈추었던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아무 생각 없이 본다. 제주도가 나온다. 푸른 바다를 보니 조금 살 것 도 같다. 사랑에 쿨한 직선으로만 걷는 싸늘하고 냉정한 고졸 여행원, 그녀는 제대로 사는 것만으로도 늘 가득 찬다. 그런 그녀의 곁을 어리버리 서성거리는 하상수 계장. 키도 크고 잘 생겼는데 어리버리까지 마음에 든다. 나는 상남자보다 하상수 같은 남자가 더 좋다.

 

배가 아프니 별 생각을 다한다. 역시 약이나 병원은 중요하다. 삶의 고통스런 순간에는 어떤 약과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 걸까. 가만히 생각하니 대책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