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가난한 도시 생활자의 서울 산책

Jeeum 2023. 4. 1. 07:47

김윤영(2022). 가난한 도시 생활자의 서울 산책, 후마니타스.

 

2023-18, 3/28~3/31

 

'빈곤사회연대'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김윤영이 쓴 서울 이야기. '산책'이라는 달콤한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가난한 사람들, 가난해서 쫒겨나고 죽어야 했던 사람들,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골목들, 지금은 이름조차 사라진 장소와 동네, 그 속에서 가족을 이루고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다가 결국 쫒겨나고 죽고 살아남은 끔찍한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임을.

 


 

엉뚱하게도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를 생각했다. 대통령.

황당하게도 그는 삼일절 기념식에서 일제강점의 이유가 우리들이 세상물정에 어두워서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조차 하지 않으면서 버팅기고 있는 일본에 대해 강제 징용의 배상을 엉뚱한 우리 기업에게 돌리고는 한일외교라는 이름으로 소풍을 다녀오는 듯한 활동을 하고 있다. 

 

왜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지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왜 없는 자들이 피해를 본 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가. 자신이 가진 토대에서 거짓말하지 않고 순수하게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사람. 그 사람은 아주 작은 보증금 그 돈 한푼 받기 힘들어야 하는가. 김윤영의 책을 읽으니 서울의 고층 아파트나 대도시의 점점 높아만 가는 아파트를 보며 이유없이 내 기분이 허망했던 이유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알면서 외면하는 일들.

 


 

나는 골목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도시의 하천이라는 말도 좋아한다. 우리 나라 어디를 가도 마을을 끼고 마을을 가로질러 물이 흐르고 풀과 나무가  자란다. 그리고 조상들은 그렇게 초록과 물과 함께 삶의 터전을 만들었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이고 이야기이다. 지금 그 곳에 사는 우리도 여전히 골목을 만들고 골목 곳곳에 가족과 이웃의 사연과 얘기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어느 날 그 골목이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진다. 다만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사라지는 일이 일어나는 동안 폭력이 난무하고 그 폭력에 아프고 삶의 터전을 잃고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작가는 이러한 재개발의 이면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