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um 2024. 2. 3. 17:59

김영탁(2018). 곰탕 미래에서 온 살인자, 아르테.

 

2024-8

2/3 ~ 2/9

 

2권으로 고고. 드디어 활극 시작.

 

역시 세상의 거대한 담론은 소수의 야망(욕심)을 가진 이들이 만든다. 그 이유가 개인적으로 절실하고 간절하건 알고 싶지 않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박종대의 욕심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와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고 연유도 모른 채 진실도 모른 채 바뀐 지도 모른 채 살게 된다. 

 

화가 나는 건 대다수의 사람들은 왜 그래야 했는지 모른 채 그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괜히 작가의 상상력에 화가 났다. 그저 상상력이라 생각하며 즐기면 될 일이지만 그저 즐기기엔 작가의 문장에 개연성이 높아 정말 그럴 것 같아 거짓에 속고 사는 우리가 보여 바보같이 화가 났다.

 

그러나 최소한 시간 여행자들 속에도 수칙이 있다는 것. 그 수칙이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이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최소화시키는 것에 있다는 아주 약간의 예의가 당연하다 싶다가도 어이없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우환은 자신이 빨던 핏빛 물 속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이순희'라는 이름 만으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가족을 그렸고, 가족과 살고 싶은 마음 하나로 많은 것을 해치고 바꾸고 자신을 해쳤다.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던 부모였지만 부모에 대한 갈망으로 할아버지를 해쳤다. 그렇게 생겨난 상처를 안고 어찌 살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상처받을지 알면서도 가족은 그리운 존재임을 새삼 생각해 본다.

 

작가는 영화감독이다. 1,2권의 두권이나 되는 분량의 길고 긴 소설이 이토록 긴박하고 숨 막히고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진 것은 작가가 영화라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은 문장이 자연스레 독자인 나로 하여금 영화의 장면을 만들어내게 했기 때문이다. 

 

만약 영화로 만든다는 순희는 어느 배우가 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환, 박종대, 양창근, 예술가 우호석, 아버지 종인 등등 나도 모르게 영화의 신을 그려보고 있게 만들었다. 그만큼 길고 긴 얘기가 시각적이었다는 말이다.

 

곰탕을 좋아했던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아버지가 살아생전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곰탕을 드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작가로 하여금 여행지의 호텔에 파묻혀 40여 일간 소설이 초고가 만들어졌다는 작가의 말에 천재는 이런 거구나 싶어 괜히 질투가 났다.

 

'곰탕'이 좋은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바보 같은 소망이지만 미래가 소설의 문장보다 좀 더 밝고 살기 좋은 세상이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미래의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연한 의무를 모두가 생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