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일기
문득
Jeeum
2024. 5. 14. 10:43
수업 준비로 마인드매핑 자료를 만들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연한 핑크빛 사인펜에는 누군가가 묻혀둔 검은 색이 묻어있었다. 혹시나싶어 써보니 핑크빛 위로 검은 잉크가 함께 묻어난다. 검은 색 앞에서 핑크가 무력해진다.
짙은 파랑, 보라, 빨강의 펜 끝에도 검은 펜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핑크처럼 무력하지 않았다. 검은색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독자적인 선명성이 강한 개체들. 외부의 자극이 끼어들 여지가 없거나 끼어든 자극을 비쳐보이지 않는 강력한 전략을 내재하고 있는 것들. 그것을 누군가는 카르텔이라고 했던가. 무력한 연한 것들에게 손을 들어 줄 것인가? 아니면 우리 모두 강렬한 선명함을 부러워하며 추종해야 하는가?
그러나 마음이 강한 자들이 있다. 내면의 힘이 강건한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스스로를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드러내지 않아도 빛난다. 이런 것들이 비치는 선한 영향력이 절실해지는 날들이다.
괜히 이런 생각을 하는 오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