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햇살 와랑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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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8월 월간 책장

1. 한강(2025). 빛과 실, 에크리. 2. 요시모토 바나나(2016). 바다의 뚜껑, 민음사.3. 김멜라(2025). 리듬 난바다, 문동.4. 나태주(2019).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블로그컴퍼니.5. 정혜윤(2025). 책을 덮고 삶을 열다, 녹스.6. 박경리 시집(2025).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다산책방.7. 박노해(2010).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느린걸음.8. 앤르류 포터(2025). 상상 속의 삶, 문동.9. 곽재구(2012). 와온바다, 창비.10. 한승원 외(2016). 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 예문. 8월을 통과하는 것이 쉽진 않았다. 너무 더웠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더 이상 클 필요가 없을지 모를 나이가 되었어도 굳은살이 잡히는 데는 아픔도..

적당한 거리

SNS에서 캡처한 것.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 적당한 거리를 위한 방법.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멀어지는 것이 인간관계! 나의 어휘 사전을 만든다면 란 어휘를 이렇게 정리하고 싶었다. 어휘란 지극히 공적이면서도 개인적이고 맥락 의존적이다. 그것이 언어의 매력이자 어려운 점이 아닐까. 너무 매력적이기만 한 것보다 어려운 것이 좋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거리의 적당함을 잘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가능하도록 애써보는 것이 가능하다면 적어도 어른은 아닐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누군가는 아직 어린이인가?

책을 덮고 삶을 열다

2026-52 정혜윤(2025). 책을 덮고 삶을 열다, 녹스. 8/19 진주에서 돌아오던 KTX에서 읽기를 마쳤다. 처음을 대전행 KTX에서 시작했다. 가벼운 무게의 책은 여행에 적당하다. 서문에서 깊은 공감을 했다. 제목 : 얼핏 읽으면 이제 책은 그만 읽고, 현실 삶을 열고 그 속에서 살며 찾을 것을 찾으라고 권고하는 것 같다. 읽기를 마친 지금 같은 제목에 대해 해석은 전혀 달라졌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읽는다. 읽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책에서 계속 말을 거는 목소리 하나가 마음에 남아 현실을 살아가게 한다. 그리스 신화의 시치프스는 인간으로 하여금 이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신에게 벌을 받은(원죄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대한 바윗덩이를 지고 높은 산을 올라가야 한다. 산 위에서 바윗덩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2026-54 박노해(2010).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느린 걸음. 서성인다가을이 오면 창 밖에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그만 벙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가을이 오면 누군가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슬며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가을 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난 꿈들이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97쪽) 여전히 무더운 한낮이 계속이지만 뜨거운 공기입자 사이사이에 문득문득 가을이 스며 나온다...

카테고리 없음 2026.08.24

읽기의 경험 :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1997).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열림원. 내가 기억하는 시인의 책이 이다. 유일하게 작가의 이름과 책이 연결되어 기억한다. 알고 보면 독서의 경험에서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엉뚱한 곳에 있다. 시인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이교수는 그의 글에서 삶을 지킬 수 있었다고 했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의 읽기에서 기억나는 것은 '왜 하늘 호수가 하필이면 인도냐?'는 인정할 수 없었는 의문(아직 인도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의견일 뿐)을 가졌던 것과 인도라는 세상이나 인도인이라는 사람들이 벌이는 묘하게 엉뚱한 행동들이 아주 이해하기 어려운데 저자는 하필 인간적 깨달음을 왜 그 속에서 찾고 있는지 참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아마 유학에서 돌아와 뜻대로 되지 않던 당시의 상황 때문에 ..

와온 바다

곽재구(2012). 와온바다, 창비.(창비시선 346) 와온 가는 길보라색 눈물을 뒤집어쓴 한그루 꽃나무가 햇살에 드러나 투명한 몸을 숨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궁항이라는 이름을 지닌 바닷가 마을의 언덕에는 한 돼기 홍화꽃밭이 있다눈먼 늙은 쪽물쟁이가 우두커니 서 있던 갯길을 따라 걸어가면 비단으로 가리어진 호수가 나온다 와온 바다해는 이곳에 와서 쉰다전생과 후생최초의 휴식이다당신의 슬픈 이야기는 언제나 나의 이야기다구부정한 허리의 인간이 개펼 위를 기어와 낡고 해진 해의 발바닥을 주무른다달은 이곳에 와첫 치마폭을 푼다은목서 향기 가득한 치마폭 안에 마을의 주황색 불빛이 있다등이 하얀 거북 두마리가 불빛과 불빛 사이로 난 길을리어카를 밀며 느릿느릿 올라간다인간은해와 달이 빛은 알이다알은 알을 사랑하고..

카테고리 없음 2026.08.23

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

만월의 와온 바다에 왔습니다. 바다에는 파란 달빛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파란색의 달빛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바다에 이르기 전엔 알 수 없었습니다. 음력 이월부터 오월 사이 만월의 이곳 바다엔 시거리라고 불리는 신비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달빛이 수복수복 바다 위에 쏟아지고 바람은 고요하여 먼 섬 마을의 불빛들이 자장가 가락처럼 아늑할 때 바다의 물빛이 푸른빛으로 빛나는 것입니다. 작은 조개껍질의 하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면 아주 신비한 푸른빛의 불길이 반짝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께가 얇은 돌멩이 하나를 들고호수위인 듯 물수제비를 뜨면 파랗게 번지는 작은 파문들의 아름다움이라니요. 축제날 밤하늘에 번지는 어떤 불꽃도 이곳 바다의 신비한 푸른빛엔 견줄 수가 없습니다. 어장용 말뚝으로 쓰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