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햇살 와랑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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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카카오뱅크로 모임통장을 만들다가 화가 치밀었다. 처음 가입할 때 일일한도 200만원 한도계좌로 설정되어 이를 해제하기 위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오랜 시간 직장인으로 대학 교원으로 신분에 문제를 가져본 적이 없다. 근데 한도계좌를 푸는데 필요하 서류를 제출해야 했고, 여러 개의 서류중 하나만 제출해도 된다고 하여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했다. 여기저기 모바일로 컴퓨터로 사이트를 오가며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느라 조금 힘들었다. 시간이 낭비되었다. 건강보험관련자료를 보냈다. 거부당했다. 휴대폰 대금 납입내역을 보냈다. 거부당했다. 짜증이 났다. 화가 났다. 누가 이기나 보자 싶은 마음에 결국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와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보냈다. 여전히 심사중이란다. 화가 더 났다. 왜 나를 이렇게 대우하고 있..

한줄 일기 2026.11.02

월간 책장 : 10월

1. 신정아(2011), 4001, 사월의 책.2. 신경숙(2001). 바이올렛, 문학동네.3. 은희경(2023). 또 못 버린 물건들, 난다.4. 고명재(2023).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난다.5. 아서프랭크, 메이(2002). 아픈 몸을 살다, 봄날의 책.6. 조해진(2026). 우리 세희, 현대문학.7. 프레드륵 베크만, 이은선(2016).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다산책방.8. 문제인(2024), 문재인의 독서노트, 평산책방9. 김미화(2026). 뱃길 따라 여행스케치, 디쁘.10. 송재은(2026). 일일 다정함 권장량, 임시보관소.11.이성복(1990). 그 여름의 끝, 문지. 인스타 활동을 쉬기로 했다. 소식이 궁금한 분들은 어떻게든 만나게 될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자발적..

11월 1일

안녕.잘 지내니.어떻게 지내니. 지난 일에 남 탓을 하는 게 조금 웃기는 일이지만 너 때문에 나는 물음표와 따옴표를 사용하지 못해. 언제까지 이럴지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래.쉼표와 마침표, 약간의 인용부호만으로 이뤄진 문장을 쓰는 게 어색하긴 해. 그래도 쓰기 싫어.그 둘이 같이 있는게 왜 비웃음이어야 했는지 그게 너의 의도인지 나의 잘못된 해석인지 모르겠지만 난 그래. 아무 생각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던 둘을 잃어버리고 나니 그 두 개의 부호가 매우 중요했다는 것을 알았어. 지나고 난 뒤에 비로소 깨닫는 것들. 스무 살에나 하던 짓을 이 나이에 다시 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마음이 어색하니 매우 고단하고 힘들어. 그저 수용하면 될 일 일지도 모르지. 긍정보다 부정을 받아들이는 일은 어려워. 그 ..

2026년 일기 2026.11.01

하나씩

"강릉에 살아요." 강릉에 산다는 것을 알았다. 감사합니다. 겨우 작은 한 조각 소식에 닿았을 뿐인데. 왜 강릉이지. 왜 강릉으로 가야 했지. 거기서 어떤 삶을 살고 있지. 왜 강릉이지. "연락처를 알려 주세요. 폐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연락처가 올지, 오지 못할지, 거절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설혹 마지막이라도 한 번은 꼭 보고 싶은데. 봐야 하는데. 그래야 새살이 차오를 수 있는데. 너무 오래 기다렸는데...... 마음이란 이렇게 허점투성이지. 싶어 완은 멋쩍어졌다. 닿을듯 말 듯한 게 무에 좋다고. 닿아서 이렇게 닿아서 곁에 있으면 싱거워지는 걸까?(신경숙, 깊은 슬픔, 123쪽)

한줄 일기 2026.10.29

2026년에 읽는 1994년의 소설

생각해 보면 1994년의 소설을 모르는 게 당연했다. 1992년에서 1996년 햇수로 약 4년. 가깝지만 먼 나라에서 생활했다. 그땐 책을 읽지 않았다. 오로지 공부로만 일관되던 시간이었다. 오로지 공부와 관련된 일본어 책, 논문 그리고 자료 만이 전부였던 시간이었다. 2026년에 1994년의 소설을 읽는 것은 소설 읽기보다 엉뚱한 것에 시간을 소비하게 한다. 30년의 시간 속에 바뀌어 버린 것들. 이제 남아 있지 않은 것들. 잊어버린 습관, 기억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연애, 기다림이 이렇게 달랐다. 쉰다섯이나 쉰여섯을 노인이라 하는구나. 공중전화를 찾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세시에 전화를 하라고 직장으로 전화한다. 그리고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수화기를 들어본다. 출장을 가면 연락이 되지..

흘러라. 흘러라. 그저 흘러라

샘의 이름을 보던 순간. 치솟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문자를 보낼 용기가 사라졌다. 차오를 때를 기다려야 하나. 어쩌나. 용기가 차오르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가 생길 에너지원이 없다. 느낌표와 물음표의 조합은 잔인하다와 비웃다로 수렴된다. 책 속에 부호들이 달리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많은 부호들을 써왔는지 이제야 안다. 작은 메모에도 느낌표와 물음표를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 느낌표와 물음표를 같이 쓰면 그것이 비웃음이 되는지 그것이 놀림이 되는지 그것이 상처가 되는지 처음 알았다. 상처를 받고서야 비로소 아는 무모함의 메커니즘. 이렇게 되는 게 무서워 평생을 피해 오다 결국 엉뚱한 곳에서 걸려 넘어지고 만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주문만 왼다. 흘러라. 흘러라. 흘러가라. ..

한줄 일기 2026.10.28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2026-72 프레드릭 베크만, 이은선(2016).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다산책방10/20~아직 재밌다. 의미 있다. 도서관 반납 기일에 맞추어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10월 27일 반납한다. 겨울이 되어 지금 보다 더 추워지고, 마음마저 추워질 때 따뜻하지만 당황스러운 그래서 울고 깊거나 웃고 싶을 때 다시 빌려 읽으려 한다. 세상의 모든 일곱살짜리에겐 슈퍼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11쪽) 할머니가 있다는 거 아군이 있는 것과 같다. 그게 손주들의 궁극적인 특권이다. 자초지종이 어떻든 항상 내편이 있다는 것, 내가 틀렸더라도, 사실은 내가 틀렸을 때. 특히.(73쪽) 죽어서 자동차의 좌석이 된 동물보다는 살..

우리 세희

2026- 71 조해진(2026). 우리 세희, 현대문학.10/14~10/19 유니가 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삼랑진 그집의 밥이 먹고 싶다고. 누구나 그럴 때가 있지. 그럴 땐 가야 하고 먹어야지. 못 갈 이유가 없지. 기차를 타자고 했다. 편안한 자동차가 아니라 고모가 출근하던 시절에 했던 대로 기차를 타자고. 수담으로 갔다. 여전히 단일 메뉴 9,000원 백반. 왜 그집밥은 늘 맛있는 것인지. 집밥에 허기진 20대와 60대가 배불리 먹었다. 짧은 기차여행에 를 읽기 시작했다. 제목만 보고는 청소년이 주인공이려니 싶은데 재일 자이니치에 관한 짧은 소설이었다. 세희는 연주의 엄마다. 세희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희 그리고 지금을 사는 딸 연주의 이야기. 그리고 세희를 우리 새희라고 불렀던 사람들..

아픈 몸을 살다

2026-70 아서프랭크, 메이 역(2002). 아픈 몸을 살다, 봄날의 책.10/10~ 최은영작가가 갑상선암을 겪던 자신의 날들을 기록하며 아서 프랭크의 글을 인용했다. 읽으며 분노했었다. 아마 그때가 순천에 두번째 갔을 때였다. 캐빈은 아늑했고, 책 읽기에 좋았다. 책 읽기 좋은 밤에 백지 앞에서를 읽었다. 그녀의 삶의 파고를 함께 타며 읽고 있었다. '암을 부르는 성격'(경악스런 표현이다)이라는 가설에 대한 아서 프랭크의 인용문을 읽고나서, 순천 문화의 거리 책방 서성이다에서 여행을 마치며 마침 나열되있던 이책 '아픈 몸을 살다'를 샀다. 7월에 산 책을 10월에 읽는다. 나도 아프기 때문일까? 몸이 아닌 마음이라도.. 어쨌튼 심장마비와 암을 겪은 저자의 글은 놀랍다. 예전에 '환자의 품격'이..

또~ 못 버린 물건들

2026-68은희경(2023). 또---- 못 버린 물건들, 난다. 10/3~10/10 소설가에게 팬데믹은 작품은 낳는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물건들이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시작된 물건과의 대화는 작가를 기억과 추억 속으로 데리고 간다. 물건을 정리하듯 지난 추억을 더듬고 생각도 정리한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정리의 시간이..... 물건들과 함께 작가는 시간을 생각한다. 흘러가버리고 잊고야 마는 시간 속에 만나고 헤어지고 즐거웠던 시간들을. 나도 정리가 필요하다. 가슴 터질 듯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이기 위해 정리한다. 옷을 꽃을 쓰레기를 청소라고 한마디면 될 것을 굳이 정리하고 한다.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버려야 정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되지 않는 것들은 어쩌나. 정리되지 않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