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1994년의 소설을 모르는 게 당연했다. 1992년에서 1996년 햇수로 약 4년. 가깝지만 먼 나라에서 생활했다. 그땐 책을 읽지 않았다. 오로지 공부로만 일관되던 시간이었다. 오로지 공부와 관련된 일본어 책, 논문 그리고 자료 만이 전부였던 시간이었다. 2026년에 1994년의 소설을 읽는 것은 소설 읽기보다 엉뚱한 것에 시간을 소비하게 한다. 30년의 시간 속에 바뀌어 버린 것들. 이제 남아 있지 않은 것들. 잊어버린 습관, 기억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연애, 기다림이 이렇게 달랐다. 쉰다섯이나 쉰여섯을 노인이라 하는구나. 공중전화를 찾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세시에 전화를 하라고 직장으로 전화한다. 그리고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수화기를 들어본다. 출장을 가면 연락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