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 7

원도

최진영(2024). 원도, 한겨레출판. 4/28~ 5/32025년 스물여섯 번째 책 의 전면 개정판이라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 37쪽을 읽었다.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싶다. 개양아치, 살인자, 노숙자, 도망자, 철면피의 무도덕인 인간 말종이 주인공이라니. 최진영 작가는 이런 를 통해 대체 뭘 말하고 싶은지...... 계속 읽는다. 이상하다. 점점 원도가 불쌍해진다. 애처로움이 솟아 나온다. 누가, 대체, 왜, 애를 이렇게 만들었을까(아니면 이렇게 되었을까. 원래 이런 인간이란 없는 거니까. 살면서 대체 뭐가) 생각하게 된다. 원도는 말을 제대로 못 한다. 원도는 실제 일어난 일(행동과 말)과 자신 속에 내재된 것(의도, 마음, 생각) 간의 차이(간극)가 너무 크다. 이런 걸 삐딱하다고..

끝나지 않는 노래

최진영(2011). 끝나지 않은 노래, 한겨레출판사. 2025년 열네 번째 책2/6~2/9 최진영의 소설을 시간의 역순으로 읽는다. 1월 금년의 첫 책으로 를 읽고 작가의 초기-혹은 이전-소설을 읽고 싶었다. 처음부터 작가는 이런 얘기를 썼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 읽었던 , 그리고 , , 등등을 읽고, 까지 읽었다. 대부분 벼랑 끝을 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우리들의 이야기. 독하고 아프고 절절해도 피할 수 없는 이야기. 도 마찬가지. 두자, 수선과 봉선 그리고 은하와 동하  1927년생 두자와 두자의 쌍둥이 딸 수선과 봉선, 수선과 봉선의 아이들 은하와 동하. 3대에 걸친 여전히 끊나지 않는 여인들의 이야기. 제발 이젠 끝났으면 싶은 이야기. 이상한 결말이라 할지라도 해피엔딩으로 잘 ..

단 한 사람

최진영(2023). 단 한 사람, 한겨레출판사. 2024-316/4~6/12 활자의 양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읽는데 시간이 걸렸다. 최진영의 소설은 언제나 그랬다. 평범하지 않은 모티프와 사건, 구성과 인물. 이해하려고 들 때마다 어긋나 버리는 세상처럼. 내 맘대로 비유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알지 못한 채 끙끙거리느라 시간이 들었다. 읽기를 마무리 짓는 일에. 나무는 생명을 살린다고 했다. 나무는 그런 존재라고 은근히 믿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무가 사람을 살리는 일에는 죽음이 늘 함께 했다. 나무는 사람을 살리고자 했지만 한편 사람은 기를 쓰고 죽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나무든 사람이든 생명을 구하는 일은 언제나 버겁다. 누군가를 구하는 일은 다시 누군가의 죽음을 외면해야 ..

해가 지는 곳으로

최진영(2017). 해가 지는 곳으로, 민음사. 2024-6 1/21~ 최진영 작가와의 세 번째 만남 인간의 세상이 멸망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죽어갔고, 죽음이 창궐하는 곳에는 세균보다 사람들이 일으키는 폭력과 살인과 약탈만 남았다. 살기위한 것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참혹한 상황만이 남는다. 살기위해 길 위에 선 사람들. 목적지도 모르는 채 해가 지는 방향으로 서쪽으로 서쪽으로 차갑고 황량한 시베리아를 걷는다 . 왜 하필 서쪽인가. 류, 단, 해림과 해민. 류는 해림을 바이러스로 잃고 한국을 떠났다. 도리와 미소는 자매다. 하나뿐인 엄마가 죽고 듣지 못하고 말을 못하는 동생 미소를 보살피며 차가운 대륙 위를 걷는다. 지나는 딸과 가족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뿐인 잔인한 아빠와 함께다. 지나치게 ..

11월의 책

#우린너무몰랐다 #내게무해한사람 #내가말하고있잖아 #구의증명 #일주일 #마흔살의위로사전 #웃는연습 #도올 #최은영 #정용준 #최진영 #박성우 이번 달 책은 #창비스위치를 인연으로 얻은 책들이 많다. #창작과비평을 읽으며 최진영의 #구의증명을 얻었고, 구의증명은 #최진영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이어 #일주일도 읽었다. 우리 도서관에 최진영의 책이 너무 없어 희망도서로 주문도 넣었다. 11월에는 시인의 글과 시집도 접했다. 시집을 잘 안보는 사람이라 낯설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시는 짧지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음을 새삼 알았다. 창작과비평 겨울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재소설을 읽고 싶어서... 또다른 글들을 만날 것 같아서. 두근두근 설레고 있다.

한줄 일기 2023.12.01

일주일

최진영(2021). 일주일, 자음과모음. 2023-61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3편의 단편을 한권으로 읽는다고...... 도서관에 최진영의 책이 더있으면 좋겠네.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단편 세 편 일요일, 수요일, 금요일 에서 친숙한 단어들이 무섭게 다가왔다. 거리낌없이 듣고 말하던 단어들을 모아서 말도 안되는 문장을 완성할 것만 같았다.(35쪽) 에서 넌 아무 것도 몰라. 우리는 정말 얘기가 잘 통했다. 영주랑 얘기하다 보면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어. 잠깐이라도 하늘이하늘로 보이고, 나무의 세월이 보이고, 바람이 느껴지고, 살아운직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살아서 숨을 쉬고 생각하는 나도 신기했어. 그런 걸 느낄 때면 정말 다르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았지.(82쪽) 에서 마지막으로 맥주를 한 모..

구의 증명

최진영(2015). 구의 증명, 은행나무. 2023-57 11/14~ 최진영의 소설은 처음이다. 와! 모르겠다. 문장은 평범하고 잔잔한 물결을 타고 있는 듯한데. 문장이 담고 있는 구와 담의 얘기가 참담하다. 그들의 사랑이 질기고 잔인해서 안타깝고 어지럽다. "어쩌라고?" 한마디 던지고 책을 던져 버리고 싶을 만큼 읽는 데 애가 쓰였다. 쉽게 읽힌다고 절대 쉽지 않은 세상의 얘기. 어지럽다. 힘들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어른에 방치된 아이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가까워진다. 가까워지다 못해 서로가 없이는 살 수 없게 된다. 아이들의 사랑은 성인들의 사랑으로 진행되지만 사랑의 모습은 성장하지 못한다. 성장해 나갈 기미가 없다. 성장해 나갈 여력이 없다. 무작정 사랑하고 무작정 기다리고 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