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6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삶을 쉽게 등지지 않는 힘)

최은영(2023).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문학동네. 2024-36 동명의 단편 2020년 문학동네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 6월, 학기가 마무리되고, 방학에 들어서고, 계절학기 수업이 결정되면서 나의 일상이 많이 달라졌다. 열심히 했던 업무 이외의 독서(주로 소설)에서 빠져나온 나는 수업을 위한 책을 읽고, 영상을 찾아 보고, 관련 교재를 보았다. 이것만으로도 시간은 모자랐지만 역시 세상 일은 언제나 간단히 그치지 않는다. 8월 말까지 논문 한편을 써야했고, 공동 집필이지만 교재 원고도 8월말까지 제출해야 했다.  덕분에 학기가 끝난 여유로움을 즐기지 못하고 매일 거의 연구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나름 즐거움도 있었다. 한참 공부하던 시절에 그랬는 던 것처럼.  그러나 핑게일지 모르지만 나의 일..

11월의 책

#우린너무몰랐다 #내게무해한사람 #내가말하고있잖아 #구의증명 #일주일 #마흔살의위로사전 #웃는연습 #도올 #최은영 #정용준 #최진영 #박성우 이번 달 책은 #창비스위치를 인연으로 얻은 책들이 많다. #창작과비평을 읽으며 최진영의 #구의증명을 얻었고, 구의증명은 #최진영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이어 #일주일도 읽었다. 우리 도서관에 최진영의 책이 너무 없어 희망도서로 주문도 넣었다. 11월에는 시인의 글과 시집도 접했다. 시집을 잘 안보는 사람이라 낯설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시는 짧지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음을 새삼 알았다. 창작과비평 겨울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재소설을 읽고 싶어서... 또다른 글들을 만날 것 같아서. 두근두근 설레고 있다.

한줄 일기 2023.12.01

애쓰지 않아도

최은영 (2022).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2022-81 고작해야 그녀가 쓴 책 , 두 권을 읽었다. 장편 소설 은 따뜻한 소설이었다. 처음 접한 도 따뜻했다. 도서관에서 813의 숫자가 가득한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낯익은 이름과 낯선 이름과 과거와 현재를 서성이다. 그저 그날 그 시간의 기분에 따라 몇 권을 뽑아 든다. 굳이 내용은 보지 않는다. 생각은 읽거나 읽은 다음의 일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의 두꺼운 하드커버 책에는 언제나 그림이 공존한다. 이 책을 고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최은영 작가의 최신작이 어떨지 가장 궁금했지만 두꺼운 양장본의 커버에 그림이 많아 더욱 좋았다. 은 소설가와 화가의 협업 작품을 계속 만들어주길. 닿지 않는 소망이겠지만 전해본다. 최은영의 짧은 소설이라 되어..

밝은 밤, 2022-32

최은영(2021). 밝은 밤, 문학동네. 지연은 '희령'을 기억한다.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혼자되었다. 흔들리면 살아갈 수 없어 외진 희령의 천문대로 취업을 했다. 희령에는 외할머니(영옥)가 산다. 12살에 보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할머니가 산다. 할머니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피붙이이기 때문이가 할머니는 한눈에 지연을 알아본다. 지연을 그렇지 못했다. 우연과 운명이 섞인 인연으로 할머니와 손녀는 만난다. 할머니와 가까이 지내며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엄마(삼천)로부터 이어지는 서럽고 아프게 살아온 질긴 목숨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속에 지연이 있고, 지연의 죽은 언니가 있고, 상처받은 엄마와 지연이 있었다. 과거와 과거에 지연과 엄마를 닮은 무수히 많은 자신을 만나며 지연은 자신을 찾아간..

21. 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소설집 (2016). 상냥한 폭력의 시대, 문학과 지성사. 나이를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바보같은 짓이기는 하지만, , 등에서 내가 느꼈던 작가의 문장이 주는 느낌은 소설집 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것이 비단 나이 탓은 아니겠지만 굳이 계산을 해보면 이제 44세가 되는 작가가 쓴 문장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모두 7편의 소설은 각기 다른 인물과 배경을 그리고 있지만 뭔가 휑하고, 외롭고, 멀리 떨어져 누군가를 공허하게 바라보는 느낌이다. 삶에 사건에 정열적으로 뛰어들었던 이전의 문장에 비해 다만 이러저러한 그런 '삶'도 있는거지 뭐하고 냉소하고 있는 것 같다. 경이 되어 '안나'를 보는 것도, 자신이 살집을 찾는 진이 되어 남편 '유원'이나 자신의 집에 대한 태도도..

2. 최은영(2016). 쇼코의 미소

최은영(2016). 쇼코의 미소, 문학동네. 1984년생 젊은 작가의 소설집. 중단편 7편이 수록되어 있다. 읽기를 마친 느낌은 따뜻하다. 유난히 추운 날이 계속되던 겨울 속에 베란다 가득 종일 머무르는 햇살처럼 기분 좋은 따스함이 남는 작품이다. 7편 모두 여성의 시점에서 씌여있다. 할아버지와 손녀, 할머니와 손녀, 엄마와 딸, 친구 간의 얘기에 연하지만 섬세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에서는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행위가 야기하는 아픔이 관계를 파괴하게 되는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하였고, 와 은 세월호 희생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모두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지만 잊고 있다가 소설을 읽으면서 괜히 눈물이 났다. (요즘 소설을 보며 잘 운다. 이것도 나이 탓??) 는 할아버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