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애쓰지 않아도

Jeeum 2022. 12. 25. 08:32

최은영 (2022).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2022-81

 

고작해야 그녀가 쓴 책  <쇼코의 미소>, <밝은 밤> 두 권을 읽었다. 장편 소설 <밝은 밤>은 따뜻한 소설이었다. 처음 접한 <쇼코의 미소> 도 따뜻했다. 도서관에서 813의 숫자가 가득한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낯익은 이름과 낯선 이름과 과거와 현재를 서성이다. 그저 그날 그 시간의 기분에 따라 몇 권을 뽑아 든다. 굳이 내용은 보지 않는다. 생각은 읽거나 읽은 다음의 일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마음산책>의 두꺼운 하드커버 책에는 언제나 그림이 공존한다. 이 책을 고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최은영 작가의 최신작이 어떨지 가장 궁금했지만 두꺼운 양장본의 커버에  그림이 많아 더욱 좋았다. <마음산책>은 소설가와 화가의 협업 작품을 계속 만들어주길. 닿지 않는 소망이겠지만 전해본다.

 

최은영의 짧은 소설이라 되어 있다. 짧아도 너무 짧은 소설에 당황했다. 소설가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프로필 사진의 느낌 그대로 문장도 닮았다. 짧은 소설 모두를 기억할 수 없다. 토끼, 냥이, 강쥐. 동물을 대상으로 한 소설의 문장을 일부 기억한다. 

 

"고양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윤주에게 눈뽀뽀를 했다." "고양이는 눈을 감고서 골골송을 불렀다." "~ 아침이면 윤주의 배위에 올라와서 꾹꾹이를 하기도 했다." "동물이 고기이기 전, 하나의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라는 생각은 다수의 생각과 달랐지만 그렇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었다. " 모두 <임보일기>, <안녕, 꾸꾸>를 읽으며 발췌한 문장이다. 

  

시간은 우리를 바꾼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AI일 것이다. 최은영은 아직 30대이다. 앞으로 그녀가 얼마나 많이 변할지 알 수 없다. 30대의 작가는 자신의 삶 속에서 2022년에 <애쓰지 않아도>라는 제목으로 이런 글을  남겼다. 문장이 너무 쉽게 읽힐 때는 조심해야 한다. 거기에 숨겨진 무언가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그럴 땐 천천히 읽어야 한다. 읽기 근육을 잘 써야 한다. 조급하면 안 된다. 천천히 읽으려 노력했다. 언젠가 다시 그녀의 문장을 만나며 다시 내가 쓴 지금의 글을 뒤집어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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