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불이 난 줄 몰랐다. 연락이 왔다. 서변 산에 불이 났다고. 인터넷을 찾았더니 연기 가득한 화면 속에 우리 집이 보였다. 무슨 일일까? 두렵다. 산불이 먼 나라의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유튜브 뉴스 속에는 무서운 엔딩 크레딧을 닮은 어지러운 언어가 날아다녔다. 큰 불이 났다는데. 재해로 아파하는 사람들에 대한 걱정은 없고 대구를 욕하고, 대구 사람을 욕하고, 대구가 대구사람이 불에 타 사라져 지길 바라는 악랄한 언어만이 가득했다. 심지어 중국인 방화 같은 맥락과 상관없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다.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언어로 가장한 날카로운 흉기가 숨통을 끊어버릴 듯 달려든다. 왜 모두 이렇게 여기저기 날카로워졌을까. 이런 언어로 무장한 사람들이 우리의 이웃이라고 믿기 어려운데. 하나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