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밝은 밤, 2022-32

Jeeum 2022. 5. 12. 15:59

최은영(2021). 밝은 밤, 문학동네.

 

지연은 '희령'을 기억한다.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혼자되었다. 흔들리면 살아갈 수 없어 외진 희령의 천문대로 취업을 했다. 희령에는 외할머니(영옥)가 산다. 12살에 보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할머니가 산다.

 

할머니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피붙이이기 때문이가 할머니는 한눈에 지연을 알아본다. 지연을 그렇지 못했다. 우연과 운명이 섞인 인연으로 할머니와 손녀는 만난다. 할머니와 가까이 지내며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엄마(삼천)로부터 이어지는 서럽고 아프게 살아온 질긴 목숨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속에 지연이 있고, 지연의 죽은 언니가 있고, 상처받은 엄마와 지연이 있었다. 과거와 과거에 지연과 엄마를 닮은 무수히 많은 자신을 만나며 지연은 자신을 찾아간다. 

 

소설을 읽으며 '어른이 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고통이란 것', 외롭고 슬프다는 것',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여성에서 여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증조할머니(삼천)에서 할머니(영옥)으로, 새비 아즈마이에서 희자로, 할머니 영옥에서 엄마 미선으로 그리고 지연과 죽은 정연으로 이어지는 순환, 유전자를 통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생명과 운명에 관한 얘기, 목숨과 목숨의 얽힘 그들의 이야기는 노래가 되고 이야기가 되었다. 나는 울면서 책을 읽었다.

 


소설에 이야기에 동물이 나오는 장면을 만난다. 어김없이 슬퍼진다. 소설 밝은 밤에도 세 마리의 동물이 나온다. 삼천과 영옥이 개성에 두고 온 봄이, 지연을 따라온 유기견 귀리, 귀리가 죽은 후 희령을 떠나기 전 만난 유기묘 현미.

 

나는 동물들의 이야기에 냉정할 수없게 됬다. 엄마가 키우던 강아지, 엄마로 부터 내게로 온 강아지 "또삐"가 텅 빈 집에서 홀로 죽은 이후 나는 동물들의 이야기에 무심할 수 없게 되었다. 소설을 읽으며 봄이와 가족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도저히 계속 읽을 수 없었고, 귀리가 죽어가는 곳에서 또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지연이 유기묘 현미와 대전에 정착했을 때는 기쁘고 안심되었다.  왜 이리되었는지 모른다. 그저 그저 미안하고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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