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파친코 1&2, 2022-33,34

Jeeum 2022. 5. 26. 16:28

이민진 저, 이미정 역 (2018). 파친코 1 & 2, 문학사상.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첫 문장이다.

 

망국, 독립, 출생, 전쟁 등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그러나 역사에서는 중요한 것들이다. 역사성을 가진 사건들은 개인의 삶을 모나게 하고, 고통으로 만들고, 기괴한 변형을 만들어내지만 또 개인은 굳건히 삶을 이어간다.

 

소설 '파친코'는 

주인공 선자가

1910년에서 1989년까지

아버지 훈이와 엄마 양진으로부터 목숨을 얻어 

아기(아빠의 보석), 소녀(첫사랑 고한수를 만남), 아내(이삭의 부인), 엄마(노아와 모자수의 엄마) , 할머니(솔로몬의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길고도 긴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선자의 순례길이라 했다.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자는 용감한 여성이다. 남편 이삭의 무덤에 장남 노아의 사진을 파묻어 두고 경희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다.

 

"삶은 계속되니까."

 

이렇듯 나는 용감한 여성에 감동한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는 여성에 울컥한다. 변함없이 지속되는 삶에 한결같이 기꺼이 대면할 수 있는 것 만큼 용감한 것은 없다.  

 


애플이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바람에 소설 '파친코'는 절판이 될 만큼 더욱 널리 알려졌다. 2018년 3월에 번역 출간되어 2022년에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그것도 전체의 극히 일부에 속하는 이야기가 1부로 만들어졌다.

 

나는 소설 '파친코'를 읽으며 용감하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세상에서 놀림받이로 사는 언청이에 절름발이 훈이는 어렵게 얻은 딸 '선자'를 보석처럼 빛나게 당당하게 키우는 아빠다. 훈은 용감한 사람이다. 엄마 양진도 그렇다.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예기치 못한 결혼으로 멀리 이국으로 보내는 딸에게 조선의 맛 '쌀' 밥을 지어 먹인다. 양진의 속 깊은 사랑과 당당하고 변함없는 기질을 물려받은 선자.

 

그렇게 당당한 조선의 선자는 일본땅 오사카에서도 요코하마에서도 언제나 용감하다. 아무리 거센 운명이 쳐도 삶을 저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절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딸 선자에서 아내 선자로 그리고 엄마 선자에서 다시 할머니 선자로 역할은 바뀌지만 그녀는 계속 당당한 선택과 행동은 계속 이어진다. 가장 사랑한 남편 이삭과 아들 노아를 먼저 보내고도 남아있는 모자수를 키우기 위해 더욱 용감해진다.

 

엄마의 당당함을 배운 모자수는 스스로 파친코에 뛰어 들어 당당하게 성공한다. 타인에게서 야쿠자라고 비웃음을 당하고 멸시를 당해도 밟히고 밟혀도 다시 서는 하얀 민들레 꽃대처럼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선자를 통해 모자수를 통해 그리고 솔로몬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순환한다. 

 

용감한 여성과 가족들의 이야기. 4대에 걸친 인물들의 인생. 조국에서도 태어나고 살아온 일본에서도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지만 그들은 용감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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