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햇살 와랑와랑^^

한줄 일기

아침 텃밭

Jeeum 2025. 8. 6. 09:34
촉촉한 흙은 물기 없이 딱딱하기만 한 흙에 비해 부실한 나의 힘으로도 비교적 다루기 쉽다. 그저께, 그리고 어젯밤 내린 비는 삽이 쉽게 들어가는 땅을 만들어놓았을 것이다. 윤기 나는 흙을 골라 모아 땅콩 밭을 북돋아 주면 된다. 기대했다.

하늘이 주는 비는 '풀'을 키우는 영양제다. 며칠 사이에 다시 풀이 자라고, 손이 못미친 땅은 엄청난 풀의 숲이 되었다. 뿌리마저 튼실해 쉽사리 뽑히지 않는. 땅은 살펴보지도 못한 채 풀만 베었다. 풀만 베다 보니 해가 높이 떠오른다. 한여름에 해가 높이 솟으면 햇살이 화살촉이 되어 빠르게 꽂힌다. 이럴 땐 도망가야 한다. 땅콩은 어쩌나 싶어 욕심을 내면 내일이 없다.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때에 하고자 하는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이 내키진 않지만 자연의 위력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작은 애호박 하나 들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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