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나고 모기 입이 삐뚤어지면 부지런한 농부들의 밭이 반듯반듯해진다. 초보 농부는 책과 유튜브에 의존해 하루 이틀 날을 보다 늦어버렸다. 부랴부랴 무씨를 뿌렸다. 혼자 뿌듯했다. 진짜 농부가 되어가는 양 혼자 하늘 보고 호기를 부렸다. 그러다가 옆 밭의 주인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번 주에는 배추 심어야 합니다." "네, 네" 덕분에, 8월 마지막 주말 일정이 바뀌어버렸다. 아침 일찍 번개시장으로 가서 모종을 샀다. 30개만 달랬더니 50개를 사나 30개를 사나 가격이 거기서 거기라고 50개를 사란다. "네" 하고 샀다. 가을 모종 가게는 풍성하다. "이건 뭐에요?" 모종 가게 여사장님도 얼른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둘이서 마주 보고 웃어버렸다. "왜 그거. 보라색....." 모종판 옆의 글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