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서쪽 하늘 끝에 여전히 보름달이 떠 있었다. 동이 트기 전 북대구 IC를 벗어나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달렸다. 지면을 향해 기울어가는 달님을 벗 삼아 짙은 안개를 뚫고 조심조심, 아슬아슬 춘천에 닿았다. 고개를 넘어 미끄러져 내려갈 듯한 경사면 아래 춘천 IC가 있다. IC를 지나면 '낭만의 도시'라는 안내가 오른편에 보인다. 춘천의 가을은 맑고 고운 햇살에 깊어가고 있었다. 오늘의 목적지인 '한림대학교'에 무사히 닿았다. 일찍 출발한 때문일까 여유로운 시간에 도착했다. 학생들이 빠져나간 토요일의 대학 캠퍼스도 혼자 화려하게 가을을 타고 있었다. 서문 옆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건물이 묘한 정취를 주었다. 나름 새롭게 단장을 했지만 타고난 성품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 예전 국민학교 건물이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