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카 (2021).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싸이프레스. 방학이라고, 연말이라고, 그동안 수고 많았으니 조금은 물렁물렁하게, 시들시들하게, 뒹굴 거리다가 싸대기 한대 잘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좋아진 것이 굳이 있다면 '물건'이나 '사람'에 대한 욕심이 줄었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는 (무엇이든) 비어있다는 것은 모자라는 것이고, 채울 수 있는 '능력 없음'이라 생각했다. 어딜 가도 누구를 만나도 있어야 할 것이 넘치는 것이 바람직하게 보였다. 소박한 것보다 화려한 것이, 겸손보다 분명한 자기주장이나 표현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주고받는 물건도 당연히 넘치는 것이 사랑의 표현이라 착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물건이 지나치게 넘치는 집이나 공간을 보면 주인장의 부질없는 물욕이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