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3 조남주(2011). 귀를 기울이면, 문학동네. 할 말이 많으면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할 말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걱정이다. 할 말은 너무 많아도. 누가 내 말을 들어줄 것 같지 않아. 14층 아줌마는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을 지나치게 떠들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가끔 너무 많이 떠들어 미쳤다고 생각하고 아예 들으려 하지 않았다. 어느 밤 불쑥 분리 쓰레기를 잔뜩 들고 집 밖으로 나와 쓰레기는 안 버리고 혼자 떠들다 '긴급 입원'으로 사라졌다. 그녀의 말은 꼭 해야할 말이었을까. 누구나 해야 할 말은 해야 하니까. 그녀도 해야 할 말을 한 것뿐인데 우리가 그 말을 들어줄 수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