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민 (2018), 아무튼, 비건, 위고. 2022-79 아무튼 17 비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행위 혹은 사람. 어느 날부터인가 언젠가 내가 비건이 될 거라고 느꼈다. 옆에서 나를 지켜보던 조카도 같은 말을 했다. 가끔 책이나 영상을 보며 텃밭에서 나온 채소들로만 요리를 해서 먹기도 했다. 하지만 프라이트 치킨의 바삭한 고소함, A2+의 갈빗살이 주는 진한 육고기의 맛을 놓치기 싫어하는 내가 여전히 내 속에 존재한다. 가끔 트럭에 빽빽이 실려 어디론가 가는 어린 돼지들을 보는 날, 역시 트럭에 실려 가는 덩치 큰 소와 눈이 마주치는 날. 인간의 잔인함에 몸서리를 치곤 하지만 삼겹살을 바싹하게 구워 상추에 싸 먹는 맛에 길들여진 나는 그 경험과 순간을 외면하고 무시했다. 강아지를 사랑한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