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9일, 11시 금년 마지막 제주 여행을 시작했다. 일요일 늦은 아침에 출발하는 여행은 매우 낯설고 어색했다. 익숙한 공간에서 몸에 익은 거품 가득 커피 한잔을 습관처럼 마시고 집을 나섰다. 바람이 거칠게 불고 있었다. 바닥을 끄는 요란한 소리가 겨울 공기의 무거운 흐름을 갈라놓았다. 비행기가 몹시 흔들렸다. 반사적으로 퍼지는 사람들의 낮은 음성에서 불안함이 퍼져 나왔다. 좁은 비행기 안에서 커다란 몸을 한 남성이 뒷사람(시윤)을 생각지 않고 의자를 제쳐(어쩌면 큰 일은 아니지만) 깜짝 놀랐다. 게다가 손가락으로 정성껏 자신의 머리카락을 털기까지....(눈에 뵈지 않는 그것들이 과연 어디로 떨어질지?) 예민한 조카가 소심한 짜증을 냈다.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을까 '미안하다'는 말이 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