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

제주 올레 DDG, 내게 쓰는 편지

COVID-19로 온 세상이 어수선하던 작년, 제주 올레를 만든 서명숙 이사장은 올레 블로그에 라는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올레의 모습, 그 스펙트럼이 다채롭듯이 올레를 걷는 사람들의 사연이나 이유도 저마다 달라 본인이 만난 올레꾼들의 이야기를 편지로 썼던 것 같다. 보내는 사람은 서명숙, 수신자는 제주 올레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다. 첫 번째 편지가 작년 8월 3일에 발송한 것인데 벌써 열여섯 번째라고 하니 참으로 사연이 많구나 싶다. 열여섯 번째의 편지에는 내가 살짝 등장한다. 때문일까. 편지글을 반복해 읽다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내게 붙이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프롤로그 '제주 올레'를 처음 걸었던 것은 2011년 겨울이었다. 교직원 연수가 제주에서 있었고, 올레 7코스를 걷는 프로..

김금희 (2020). 복자에게

김금희 (2020). 복자에게, 문학동네. 제주 고고리(이삭이라는 의미의 제주어)섬 다랑초등학교 58회 졸업생. 이영초롱, 복자 그리고 고오세. 이영초롱의 시점에서 어린 날과 현재를 오가며 이어지는 제주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그냥 빌려놓은 책 중에 가장 부피가 작아 무게가 안나갈 것 같아 가방에 넣었는데 아직 어둑한 하늘 속, 독서등을 켜고 읽은 책이 하필 제주 얘기여서 심쿵했다. 혼자 사흘간 여행하면서 읽은 속의 문장들은 심심하지만 건강에 무척 좋을 듯한 제주 채소같은 느낌이었다. 때문일까? 읽은 내 생각을 억지로 서평이랍시고 쓰기보다 홀로 있던 공간에서 건조한 마음에 작은 진동을 주었던 문장들을 기억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내게 꼭 필요했던 비타민같은 문장들을 옮겨 적었다. 이런 글을 쓸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