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 4

원도

최진영(2024). 원도, 한겨레출판. 4/28~ 5/32025년 스물여섯 번째 책 의 전면 개정판이라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 37쪽을 읽었다.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싶다. 개양아치, 살인자, 노숙자, 도망자, 철면피의 무도덕인 인간 말종이 주인공이라니. 최진영 작가는 이런 를 통해 대체 뭘 말하고 싶은지...... 계속 읽는다. 이상하다. 점점 원도가 불쌍해진다. 애처로움이 솟아 나온다. 누가, 대체, 왜, 애를 이렇게 만들었을까(아니면 이렇게 되었을까. 원래 이런 인간이란 없는 거니까. 살면서 대체 뭐가) 생각하게 된다. 원도는 말을 제대로 못 한다. 원도는 실제 일어난 일(행동과 말)과 자신 속에 내재된 것(의도, 마음, 생각) 간의 차이(간극)가 너무 크다. 이런 걸 삐딱하다고..

단 한 사람

최진영(2023). 단 한 사람, 한겨레출판사. 2024-316/4~6/12 활자의 양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읽는데 시간이 걸렸다. 최진영의 소설은 언제나 그랬다. 평범하지 않은 모티프와 사건, 구성과 인물. 이해하려고 들 때마다 어긋나 버리는 세상처럼. 내 맘대로 비유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알지 못한 채 끙끙거리느라 시간이 들었다. 읽기를 마무리 짓는 일에. 나무는 생명을 살린다고 했다. 나무는 그런 존재라고 은근히 믿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무가 사람을 살리는 일에는 죽음이 늘 함께 했다. 나무는 사람을 살리고자 했지만 한편 사람은 기를 쓰고 죽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나무든 사람이든 생명을 구하는 일은 언제나 버겁다. 누군가를 구하는 일은 다시 누군가의 죽음을 외면해야 ..

상실의 시간들

최지월 (2014). 상실의 시간들, 한겨례출판. 2023-67 12/23~ 2023년 마지막 시간과 새해의 시간을 살짝 빌려 읽은 소설이다. 작년의 마지막 책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죽음과 그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상실의 시간을 작가는 덤덤하면서도 끈기있게 311쪽의 소설로 남겼다. 엄마가 가시고 남은 자신이 엄마가 없는 혼란에서 벗어나고자 글을 썼다는 작가. 누군가를 잃어버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읽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면 그것이 기쁨이고 보람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가고 나는 홀가분했다. 엄마와 같이 있던 시간도 행복했으나 엄마가 가고 난 후 찾아온 일상도 엄마가 준 선물처럼 평안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 할까 싶은 생각이 들면 막막했다. 났으니 언젠가 멸해야 하는데 어떻게 ..

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2022). 서영동 이야기, 한겨레출판. 2023-30 5/25~5/29 제주 여행에 동반했다. 들고 다니기 딱 좋은 무게감이었으므로. 지난겨울 도서관에 신청한 책이 입고된 줄도 몰랐다. 황정은 소설가의 책을 찾다 우연히 발견했다. 연작소설이라는 것도 흥미롭고. 과연 첫 모티프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사는 아파트나 오피스텔도 그러하지만 생각해 보면 바로 옆에 살지만 이웃이라고 하기도 어색하고, 마을이라 하기도 애매하고, 동네라고 부르긴 더욱 애매모호한 21세기 우리들의 얘기들. 첫 번째 소설 를 읽으며 깜짝 놀랐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떠도는 공간. 정보는 넘치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쉽게 자신의 생각을 저버리게 하는 모진 컴퓨터가 만든 세상. 내게 악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