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

나의 베란다 꽃밭 9

2022년 4월 6일 수요일 2022년 봄 피로가 덕지적지 여기저기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탓일까. 계절 탓일까. 나이 탓일까. 알 수 없다. 지금껏 해왔던 일이지만 내가 변한 것일까. 일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늙어버린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무겁다. 편안한 노년기를 맞으려 마음 먹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공강을 핑게삼아 집에서 일을 한다. 목, 금요일 수업은 처음 하거나 오랜만에 하는 것이어서 시간이 필요하다. 강의자료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린다. 4월의 햇살이 눈부시다. 그 햇살아래 지난 주 꺽꽂이를 한 장미 허브가 통통하게 잘 자리잡았다. 너의 생명력은 너의 향기 만큼 나를 회복시켜 준단다. 고맙다. 지난 겨울, 긴 시간을 앙상한 몸을 한 채 넘어온 '트리안 하트'가..

대파김치 담기

살다 보면 예기치 않게 하게 되는 일이 있다. 지난주 텃밭 모임 때 미자 씨가 겨울을 난 대파를 정리하면서 인심도 좋게 잔뜩 주었다. 혼자 먹기 힘든 양이다.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 한 주일이 지났다. 4월의 첫번째 토요일. 일찍 눈을 뜨고, 루틴대로 책을 보고, 바하와 모짜르트를 듣고, 아침을 먹고, 베란다의 오래된 화분을 정리했다. 대파를 어떻게 해야하나 어떻게 보관하는 것인가 고민하며 검색하다 [대파 김치]를 담기로 했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했다. 일주일 정도 실온에 숙성시킨 다음 냉장고에 열흘쯤 두면 칼칼하고 시원하게 맛있다고 한다. 과연 내가 담은 대파 김치는 어떤 맛이 될지... 큰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 알 수 없는 일이다. 기다려보자. 고추가루, 멸치액젖, 새우젖, 설탕, 매실액, 다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