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2016). 완벽한 인생, 포이에마.
"끝까지 던져라, 경기를 포기하고 내려오면, 그땐 누군가 죽는다." 추리소설? 야구를 주제로 하면서? <완벽한 인생>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또 있는 것 같은데~, 뭐지? 정유정의 <완전한 행복>,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 모두 닮은 이어 절의 제목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이름이 매우 낯설다. 내가 모두를 아는 것도 아니면서...... 야구하니 <최동원>도 동원이구나 하니 어설픈 상상도 해봤다.
우태양. 그는 미국 입양아로 자랐다. 청년이 되어 사회복지사가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총을 준비해 은행으로 갔다. 27명을 붙들고 인질극을 시작했다. 조건은 하나. 한때 강속구로 유명했다가 이제 은퇴를 앞둔 우태진(투수)이 삼진을 잡아야 한다. 한 회기를 무사히 삼진으로 잡을 때마다 3명씩 풀어주겠다고 한다. 아무리 한때 강속구를 자랑했더라도 이젠 한물 간 우태진은 체력적으로 모든 회기를 해내기 어렵다. 바람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넉클 볼로 계속 이닝을 이어간다. 그러나 결국 끝까지 하지 못한다.
우태 양은 우태진의 아들. 그런 아들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아빠. 젊은 날의 치기로 만들어진 자식이 지금 아빠를 상대로 게임을 하며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우태양은 2번이나 버림을 받았다. 자신의 존재 자체 몰랐던 아빠. 그리고 엄마. 미국인 양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자라 이제 어른이 된 그는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곧 자신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 한다. 자신을 버린 아빠에 대한 복수를 마치고,
아빠와 아들, 아내와 남편, 삶과 죽음, 오해와 진실. 우태양은 마지막 순간까지 우태진 아빠와 그의 아내의 보살핌을 받게 되고, 세상을 떠난다. 충분히 사랑을 받았다고 느끼며 떠난다. 바람처럼.
바람의 이야기이다. 속도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어떤 공을 던질까하고 생각하지만 던져진 공의 방향이나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그저 그때 부는 바람일 뿐이다. 우리는 세상에 바람처럼 왔다. 의지대로 산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부는 바람이 나를 데리고 가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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