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일기

2023.01.24

Jeeum 2023. 1. 24. 21:05

이모가 세상을 떠났다. 이모를 마지막으로 엄마의 형제 자매들은 더이상 우리곁에 없다. 어딘가 다른 세상에서 만나 그들의 시간을 살고 있을 것 같다. 

 

알고보니 이모도 엄마만큼 많이 힘들었다. 조실부모한 집에서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지만 응석 한번 제대로 부려보지 못한 채 깡촌으로 시집가 농부의 아내가 되었다. 남편은 자상하지 못했다. 두딸과 아들하나는 두었지만 딸 하나가 먼저 세상을 저버렸다. 성장하면서도 어른이 되어서도그때그때 해야할 발달 과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슴아픈 일들을 품고, 그것을 해소하지 못한 채 트라우마를 안고 살았다. 

 

십년전 쯤, 형제들이 모두 떠나고 언니(울 엄마)와 자신 단둘이 남았을 때, 이모가 먼저 엄마를 찾아 먼길을 왔다. 그때부터 엄마와 이모가 왕래를 했고, 덕분은 우리들도 사촌으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엄마가 먼저 아프고, 악화되고, 떠났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이제 이모마저 저멀리 가셨다. 

 

이모가 보고싶다. 마지막 집에 모셨을 떄 이미 인지장애가 와서 어둠이 내리자 눈동자가 흔들리고 힘들어했다. 일주일을 같이 보내고 이모가 가셨다. 그 때의 이모가 가슴 아프게 떠오른다. 

 

이모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만났을까. 이모부와는 만났을까. 아니면 만나고 싶지조차 않았을까. 딸은 만났을까. 그들은 서로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궁금하고 보고싶다. 이승에 사는 내가 알수 없는 그 세상에 만나면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면 좋겠다. 슬프고 고통스런이란 단어가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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