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금요일
코로나 19가 극성이다. 대구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대폭 줄었다.
예약한 김해발 비행기는 일방적으로 1시간 10분 늦혀졌다.
불만을 터뜨릴 명분도 없어
그저 그렇게 5시 25분 발
비행기를 탔다.
비행시간 동안 친구와도 말을 섞지 않은채
다운 받아둔 20분짜리 동영상 두 개에 몰입했다.
비행기가 고도를 바꿀 때 마다 이어폰으로 막힌 고막은 끊임없이 압력 조절을 하느라
풀럭이고, 움직일 때마다 약간의 고통이 수반되어 왔다.
신라 스테이에 짐을 풀었다.
로비가 추웠다.
가족끼리의 여행자들이 생각보다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호텔 로비 1층은 싸늘했다.
들고 나는 통로는 하나만 허용되고
그것 마저 두개의 마주 본 출입구에서 들고 나는 문의 위치가 반대였다.
이 역시 코비드 19를 위한 조치인 듯 보였으나 오히려
환기를 방해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과연 좋은 생각인지는 의문이 들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신제주 뒷골목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었다.
사람 붐비는 곳도 드물었다.
낯선 곳에서는
사람의 수가 음식의 맛에 비례한다고 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무턱대로 사람많은 곳을 가기엔 용감하지 못해
소소하게
<제주국수>라고 적힌 간판의 국수라는 단어에 휘감겨 고기국수의 진한 국물에
초봄의 추위를 달랬다.
편의점에서 제주 맥주와
감자침을 소박하게 샀다.
오늘 밤을 이렇게 보내는 거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했다.
두번째 올레 여행
일기예보에 맞게 정오부터 비가 온다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제대로 끝까지 걸을 수 있을지 미정이다.
굳이 억지로 무리해서 걸을 필요는 없다.
제주는 넓고 가야할 곳은 많으니~~
하지만,
난
확진자수 4명의 청결지역 제주에서
마스크 안쓰고
비를 좀 맞더라도
이 좋은 공기를 맘껏 들이마시며 걷고 싶다.
그럴 수 있기를 소심하게 기도하면
하루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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