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나(2025). 혼모노, 창비.
2025-48
9/3~9/9
조카가 읽고 싶다고 희망도서 신청을 해달라고 했을 때만 해도 별 큰 흥미가 없었다. 잡지 <2025 소설 보다> 봄호에서 스무드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관심이 생겼다. 혼모노를 먼저 읽고 잉태기, 구의 집, 메탈, 우호적 감정, 마지막으로 길티클럽을 읽었다. 아침 독서와 틈새독서를 통해 하나씩 읽어갈 때마다 가장 많이 만들어진 나의 말은 '우와!'였다. 무속, 세대 간의 갈등, 역사, 헤비메탈, 영화, 스타트업, 마을 재생까지.
1994년생 젊은 소설가의 세상에 이다지 많은 소재(주제)가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역시 나의 편견이겠지만, 부끄럽게도 난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글쟁이 천잰데.'하고 조카에게 말했다. 성해나 작가의 나머지 모든 저술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추천사에 드러나 있는 그대로이다.
이기호 소설가
소설가들은 늘 소재를 찾아 떠도는 존재 같지만, 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더 잦다. 말하자면 소재가 스스로 늦은 밥 작가의 작업실 문을 두드리며 차랑차랑 열쇠 꾸러미 흔들이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일이 더 빈번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작가의 역량과 응대가 시험대에 오른다. 성해나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에 실린 이야기들은 그렇게 찾아온 손님들에 대한 성실하고 치열한 기록이다. (중략) 소재가 저절로 작가를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성해나가 그 소재들을 불러낸 것이다. ㄱ것을 작가의 '신명'이라 불러도 틀리 말은 아닐 것이다. 362~363면
박정민 배우
이 소설집은 이러한 '몰입'의 파티다. 영화로 만들고 싶은 작품들로 가득하다.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과 상황과 마음들이다. 한사람으로 한 세상을 품는 글들이다. 상화 속에 깊숙이 들어가 적확한 마음을 캐치해 나오는 그의 문장들이 선연하다. 책이 나오면 꼭 다음 문장을 적어 주변 감독님들에게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를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박정민 드림.' 364면
수록 소설(읽은 순으로>
<스무드>, <혼모노>, <잉태기>, <구의집:갈월동 98번지>, <메탈>, <우호적 감정>, <길티 클럽>
남은 문장들(노트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다. 찬찬히 수정해 나갈 것이다.)
<혼모노>
편의점 가판대 앞에서 바나나 우유와 바나나맛 우유는 뭐가 다른지 한참 고민하는데, 옆에서 누가 하나 남은 바나나 우유를 쏙 채간다.(133면)
가벼워진다.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153면)
<메탈>
그날, 세 사람은 홍대에 있는 타투숍에서 우정 타투를 새겼다. '우정'이라는 단어가 낯간지럽기는 했지만, 막상 팔꿈치 위에 같은 문양의 타투를 새기고 나니 서로 이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 흡족했다. 팔을 들 때마다 언뜻 드러나는 위치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한껏 들뜬 채 그들은 서로의 타투를 ㅜ경했다. 코발트블루색으로 새긴 원소기호 Co.(3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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