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후 잡풀들이 많아졌다. 문학기행은 예상치 못했던 버스 투어였다. 왼쪽 어깨와 목이 굳어져버렸다. 잘 돌아가지 않는다. 스트레스 덩어리가 단단한 돌처럼 굳은 채 어깨와 목을 내리누르는 것 같다. 일찍 밭으로 갔다. 일요일 이른 아침, 밭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초록과 바람과 맑은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 땅에 수분이 스며드니 풀이 많아졌다. 작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뽑아낼 풀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청소를 하듯 풀들을 뽑아 나갔다. 어느새 바케스 가득 풀들이 뽑혀 나온다. 이들도 이름이 있을 텐데 무식한 농부는 이름을 몰라 그저 잡풀이라 부른다. 풀들을 집 삼아 조용히 일요일 아침을 즐기던 벌레 가족들도 마른 하늘에 날벼락일 듯하다. 쪼금 미안해진다. 지난 수요일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