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나의 베란다에는 소멸된 풍로초를 담았던 화분에 울긋불긋 국화를 담겼다. 집안의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면 베란다로 쏟아지는 햇살이 더욱 소중하다. 오늘은 바람마저 조금 거칠다. 열었던 문을 닫으니 덜컥거리는 소음이 멀어진 구름마냥 잦아든다. 손이 닿지 않는 먼 하늘에 구름이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보인다. 바람 아래 국화 화분이 더욱 화려하다. 일년에 한두번 왕성한 생명력으로 자라는 장미허브를 꺽꽂이 했다. 더운 여름을 피해 서늘해진 틈에 빌려 납작한 틴 화분(원래는 동태탕이 담겨 있었던)에 작은 잎을 꺽어 꽂았다. 한잎도 상하지 않고 잘 자랐다. 기특하다. 고맙다. 언제나 그렇듯 나도 너처럼 늘 새롭고 초록초록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거기에 좋은 향기까지...... 내친 김에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