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소설 (2016). 너무 한낮의 연애, 문학동네. 지나치게 밝은 하늘색의 표지는 추운 겨울 새벽의 낮은 불빛에도 존재감이 컸지만 정작 소설을 집어 든 것은 봄이 멀지 않은 날이었다. 삶의 회전축에 이상한 떨림이 감지되었고, 전조였던 떨림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라 알려준 순간은 상실과 모욕이라는 낱말을 가져다주었다. 9편의 소설에는 잔인한 일상을 보냈거나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가 너무 많이 오롯이 그저 담겨 있었다. 슬펐다. 읽는 동안 가슴에 구멍이 생겼다. 소설에 빠져있는 동안 그들이 되어 밝음이 만들어낸 깊은 그림자 속의 폭력과 수치와 불안을 함께 했다. 때문일까? 짧은 문장들을 그저 빨리 읽어치울 수 없었다. 딱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아니면 세상에서 불안이란 것을 조금도 느끼지 않고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