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는다. 공공의 물건이므로 내 맘대로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책은 물론 도서관에서 빌린 책조차도 함부로 접지 않는 조카를 둔 고모여서 은근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은 다루기가 조심스럽다. 따끈따끈한 신간이면 더욱 그렇다. 조심조심 다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카에게 혼난다. 책을 읽다 좋은 문장을 자주 만난다. 좋은 문장을 만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좋은 사람과는 가까이 있고 싶어 지고, 자주 보고 만지고 싶어지는 것처럼 책에서 만난 문장에 마음이 가면 같은 생각이 든다. 거기에 표시를 하고 싶어 진다. 내 책이라면 맘대로 줄을 긋기도 하고, 생각나는 대로 메모하기도 하고, 심지어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기도 한다. 연하게 연필로 줄을 그었다. 옆에 있던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