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2018). 아침의 피아노, 한겨레출판. 2022-80 죽음을 알고, 죽음을 맞는 철학자의 글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 알려준다. 나처럼 덜렁거리는 일상을 보내다 시간을 저버리는 사람에게 종착역이 어딘지 알려준다. 그의 글에 입을 뗄 말은 없다. 조용히 곱씹어 볼 뿐. 을 읽는다. 여러 번 강의했고 여러 번 읽었던 텍스트. 그런데도 우연히 펼쳤을 때 문장들이 눈을 뜨면서 빛났다. 밤하늘의 초롱초롱한 별빛처럼. 그래도 첫 문장의 빛은 해맑은 아침 햇빛이다. "댈러웨이 부인은 꽃은 자기가 스스로 사겠다고 말했다."(47쪽) 그러고 보니 여기에는 해충이 없다. 문을 열고 자는데도 모기에게 시달리지 않는다. 아침 물가에 앉으니 그 이유를 알겠다. 그건 여기가 쉼 없이 흘러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흐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