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나에게서 엽서가 왔다. 올 때가 되었다 싶었는데 왔다. 지난해, 10월 24일 나는 동료와 함께 올레 7코스를 걷고 있었다. 서귀포 올레 여행자센터를 출발해 월평마을까지 걷는 코스이다. 날씨도 적당했고, 몸 상태도 좋았다. 돔베낭 길을 걷다 바당 길이 막혀 서귀포여고 앞 도로까지 나와 걷다 다시 바다로 내려갔다. 그 길을 따라 걷다 '속골'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거기에 오늘 내가 받은 엽서를 보내준 우체통이 있다. 친구와 함께 각자 일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썼다. 시간을 거슬러 느리게 도착하는 편지. 일 년이 지난 뒤 같은 시간대에 나는 과연 잘 살고 있을지 걱정하면서, 부디 잘 살고 있기를 소망하며 두서없는 글을 썼었다. 그것이 일 년이 지나 내게로 날아왔다. 난 '지금'이 소중해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