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토요일 아침. 내일부터 연휴 동안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이다. 땅을 푹 적셔 줄 만큼 와야 한다. 비가 내리기 전 먼저 양파를 거두어야 한다. 텃밭 농사 3년 차, 후후. 이제 양파를 심어야 할 때와 거둘 때를 안다. 양파 모종과 파를 구별할 줄 안다. 뽀시래기 농부의 역할에 아주 조금 익숙해지고 자랐다. 사람 사는 세상에 배워할 것을 배우고 있다. 배우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자랄 것이다. 올해도 양파는 생각보다 잘 자랐다. 쭉 뻗은 몇 개의 양파 꽃대가 신기했다. 양파에도 암수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같은 모종을 심었는데 왜 한 두 개만 그런가 싶었다. 농사꾼 선배는 조금 일찍 심은 탓이라 했다. 숫 양파는 줄기가 매우 단단했다. 다 자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