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를 마쳤다. 수업이 없다. 어깨를 내리누르는 스트레스 하나가 사라졌다. 다소 가벼운 마음이다. 여름이 왔다. 가뭄 끝에 비가 내렸다. 단물을 한없이 빨아들인 땅이 보드라워졌다. 바람이 몰아쳤다. 지난밤에도 그랬다. 수요일 아침 독서를 마치고 밭으로 갔다. 비바람을 맞고도 여름 햇살 덕분인지 여기저기 초록 이파리가 가득하고,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뽀시래기 3년차 텃밭 농사꾼의 눈에 주렁주렁 달린 남의 밭에 열매들이 여사로 뵈지 않는다. 저 밭의 주인의 솜씨에는 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같은 토마토와 오이인데 차이가 너무 크다. 언젠가 마주치면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하며 그 비법을 전수받고 싶어 진다. 나의 밭은 소박하다. 그래서 좋다. 비가 내린 덕분인지 풀이 다시 잔뜩 자라있다. 입구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