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2021). 지구 끝의 온실, 자인언트북스. 2022-75 나는 100년 후, 2129년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거기까지 닿을만한 지식이나 생각이 없다. 지금 나이를 계산하면 언제쯤 인간으로서의 삶이 마무리될까 싶은 생각은 한다. '시간'에 대한 나의 감각은 딱 요 정도까지이다. 생각해보면 미안하기도 하다.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하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김장배추가 익어가는 텃밭에서 여름을 느끼며 아이스커피를 벌컥거렸고, 실내에서 베란다 문을 열어두고 반팔로 지내도 서늘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창을 열고 밖을 보면 세상은 완연한 늦가을인데 몸과 마음에는 봄이 오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지경이다. 이상 기후로 인해 이러다 세상이 나쁜 쪽으로 움직이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 변화는 아주 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