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2

한줄 일기, 2021. 11.10

그런 사람이 있다. 이년만에 만났는데 매일 만난 것 같은 사람이 있다. 느닷없이 '사랑해요'라고 말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한번 안아보자 하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고 따뜻하다. 그런 사람과 함께한 날에는 이유 없이 엔도르핀이 마구 솟는다. 세로토닌 따위는 아예 흔적조차 없다. 괜히 기운이 나서 잔뜩 일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 오히려 맑아져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 나갈 수 있다. 살아갈 이유를 굳이 들추지 않아도 살아 움직이는 것 자체로 행복감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오늘 그런 사람을 만났다. 작년 엄마 장례식에서 얼굴을 본 이래 처음이었다. 그간 간간이 전화 통..

한줄 일기 2021.11.10

코로나 바이러스 19

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고 있다. 16주 만에 겨우 기말고사를 치기 위해 대학생들이 등교를 한다. 그나마도 시험만 치고 나면 다시 이별이다. 세상이 병균 때문에 바뀌고 있다. 그저 보통이라고 생각했던 일상이 아득한 날이 되었다. 참으로 별일이다. 비실거리고 적막했던 캠퍼스에 학생들이 북적거렸다. 마스크가 꼭 필요할 만큼 눈에 뵈지 않는 불안이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학생이 있는 학교는 생기가 넘친다. 장맛비로 더운 공기가 물러난 유월의 한가운데 짙어진 구름만 한 선선한 바람이 몰려든다. 크고 작은 학생들의 움직임이 여기저기 날아서 마치 무색의 공기를 연주하듯 기분 좋은 하모니를 이룬다. 그들의 버릇없는 수군거림마저 삭막했던 공간 사이사이에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불과 일주일이지만 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