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바다 풍경이 필요했다. 해가 뜨기를 기다려 시윤과 둘이 서빈 해변을 찾았다. 시윤은 원피스를 입고 자신이 기억하는 아름다운 해변 '서빈 백사장'에서 완벽한 바닷 풍경 속에 자신을 담고 싶어 했다. 아직 이른 아침 초겨울의 섬바람이 다소 세게 불었다. 머리와 원피스 자락이 뜻대로 나부껴주지 않았다. 해는 구름 속에서 아침잠을 깨우느라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구름 속에 숨은 아침의 태양이 만드는 아무도 없는 바다는 정말 아름다운 풍광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 오직 두 사람만의 이벤트가 즐거웠다. 바닷 빛깔이 완벽했다. 현무암도 하늘도 구름도 모두 완벽했다. 어떤 사진도 흠잡을 데 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조카도 만족했다. 덕분에 나도 그 풍경 속에 지금의 나를 남길 수 있었다. 우도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