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햇살 와랑와랑^^

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에세이스트의 책상

Jeeum 2025. 10. 11. 12:51

2025-57

배수아(2003). 에세이스트의 책상, 문동.

10/23~10/26

 

첫문단 

 

더많은 음악.

하고 목소리는 말했다. 그 목소리는 비와 구름으로 무겁게 덮인 하늘 아애 온 세상을 지배했다.(7쪽) 

 

마지막 문단

 

책상 앞에서 나는 계속해서 쓴다. 페터 한트케의 말처럼, '단지 글을스고 있을 때만이, 나는 비로소 내가 되며 진실로 집에 있는 듯이 느낀다.' 그러므로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그것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207쪽)

 


 

나의 사랑 이야기. 생에 단 한번밖에 만날 수 없는 사랑의 대상 M. 

실명이 아닌 이니셜 M으로 처리되어 M은 사람일수도 있고, 언어이거나 글쓰기일수도 있고, 음악이기도 하고, 어떤 시간이나 느낌일 수도 있다. 내용은 없지만 엄청나게 감각적이고 신비스런 누군가의 말처럼 들려온다. 중얼중얼. 간혹 그 중얼거림 속에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문장이 나타나 읽기를 포기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끝까지 읽게 만든다. 그리고 한가지 <쉼표> 작가의 문장에 쉼표가 쉬어갈 혹은 쉬어읽을 휴지를 주어 읽기 좋았다. 작가의 리듬을 따라가는 표지판 같았다.(내 맘대로 든 생각^^)

 


 

직접 연주를 배운다는 것은 단지 듣기만 하던 음악의 세계를 좀더 근원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첫 계기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불행하게도 나는 연주에 전혀 재는을 타고나지 않았으며 본능적인 음감에 반응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만ㄹ다는 사실도 포함해서 였다. 하지만 당시는 그다지 불행으로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음악이란, 어디까지나 세상의 부수적인 것이란 의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13쪽)

 

나는언제나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최근 몇 년 들어 점점 더 좋아하게 되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만들었다.(36쪽)

 

사람들은 여전히 한마디의 말이 없었다. 그들은 마치 단지 고기를 먹기 위해 모인 것처럼 보였다. 뛰어난 요리의 맛은 언제나 고기를 먹고 있다는 죄책감을 잊게 만들어주었는데, 아네스의 오리가 바로 그랬다.껍질은 바삭바삭한 것이 기름에 튀긴 과자 같았으며, 슈퍼마켓에서 유리병에 담진 붉은 양배추를 사서 냄비에 넣고 돼지기름과 사과가 함께 익힌 것뿐인데도 아네스의 양배추는 특별히 맛이 좋았다.(53쪽) 

 

절대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을 만났을 때, 그것은 대개 죽음이라고 불리며, 그 장소는 방향을 분간할 수 조차 없이 황량한 곳이며, 이름없는 존재로 수용되는 것이며, 수백만 중에 결코 구별되지 않는 하나로 소멸하는 경우이며, 혹은 설사 아주 다른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그 내용에 있어서는 최소한 죽음과 아주 닮은 어떤 것이 된다.(91쪽)

 

도리어 M은 한눈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했다. M은 몇 마지의 구호나 텔레비전 토론으로 설명될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M은 마치 그림이 전혀 없는 책과 같았다. 내가 영혼을 바쳐 읽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M을 알 수 없게 되는 그런 존재 말이다. 나는 내가 M을 일샌에 단 한 번밖에 만날 수 없으며, 그 기회를 영영 잃었다고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M에 대한 그리움을 멈추지 않았다.(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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