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김진명(2019). 직지 아모르 마네트, 쌤 앤 파커스.
1권 2/3~2/5
2권 2/6~2/7
흥미로운 스토리로 인해 2권을 내처 읽었다.
귀가 잘리고 창으로 가슴을 찔리는 살인이 발생한다. 죽은이는 라틴어 교수로 퇴직한 전형우 교수이다. 신문기자 기연은 이 낯선 살인을 조사하면서 <직지심체요절, 직지심경,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의 유럽 전달과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의 지위를 두고 국제적 논쟁이 있음을 알게된다. 어떻게 고려말의 직지가 혹은 우리의 기술이 유럽으로 전달되었는지에 대해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되 매우 흥미로운 인생을 가진 여인 카레나가 등장한다. 조선에서는 은수로 프랑스에서는 요안네스로, 이후애는 수녀 카레나라는 이름으로 남은 지혜로운 조선 여인의 강인한 의지가 매우 인상적이다. 더욱이 우리의 오랜 기술의 개발과 전달의 이면에 백성(사람)을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왕(리더)이 있었고, 그런 유전자를 가진 조상의 후예로서 우리가 21세기 현재와 미래에 디지털 강국이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였다고 강설하여 더욱 흥미로웠다.
은수는 글을 쓰는 사람의 혼이 글자에 배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어느 경지에 이른 글자체에는 통일된 하나의 흐름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하나의 통일된 흐름은 바로 아름다움이었다.(2권, 125쪽) 조선에서의 은수
- 누구라도 책을 볼 수 있다는 얘긴가?(교황)
- 그렇습니다(은수)
당시에는 영광이고 찬탄인 줄로만 알았던 이 문답이 자신의 목을 찌르는 비수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은수는 간신히 붙들고 있던 정신줄을 놓아버린 채 눈을 감고 말았다.(145쪽) 프랑스 교황청에서의 은수
쿠자누스는 숙고한 끝에 은수를 아비뇽의 고르드 수녀원에 맡기기로 했다. 자신이 신뢰하는 율리아나 수녀원장에게 각별한 보호를 요청하기 위해 몸소 그들과 동행하기까지 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 은수는 아직 고문의 후유증에서 다 회복되지 않은 몸이었지만 아비뇽으로 떠나는 마차 앞에서 하늘을 우러러보며 해맑게 웃었다. 닷는 느껴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찬란한 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은수는 두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감옥에 있는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챙겨준 순박한 청년 폴츠, 한 번도 본적 없는 자신을 위해 손등을 칼로 찔려가며 살려줄 것을 간청했던 발트포겔.
세상은 신비로웠다. 증오와 저주와 고뮨과 화형이 있는 지옥같은 세상이건만, 다른 한편에는 ㅇ렇게 선한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자신을 양녀로 받아들이고 도피시켜준 유겸, 객주에서 불한당을 제지하던 이름모를 노인과 손님들, 모도 자신이 힘들어지더라도 남을 위해 나서는 거룩한 이들이었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이들이었다. 은수는 목에 걸린 은십자 목걸이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목걸이에 새겨진 글귀를 되내었다.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tempus Fugit, Amor Manet)" 은수는 라틴어를 깨우치면서 이 글귀가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는 뜻인 걸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이 목걸이를 모든 악귀를 물리치는 영물이라고 했는데 결국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준 것도 사랑이었다고 느꼈다.
올케언니 사후 막제를 기다리며 조신하게 보내고 있다. 조신하게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겨울의 그늘 속에 큰 움직임과 소리없이 지내는 것은 무료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이럴 때 추리소설은 스트레스를 푸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 잠시였지만 민족적 자긍심이 불끈 솟아나는 시간이었다.(2권 157쪽)
이 책을 읽는 동안 접한 시 한편을 소개한다. 시인의 섬세한 생각과 관찰에 다시한번 깊은 경의를 느낀다.
왜를 지우면 <조현정>
넔을 잃고 길가에 앉아
묻는다
왜 살지?
이렇게 힘든데
왜 살지?
길을 묻는 그대에게
왜가 문제였어
좀 시끄러운 애지
보낼까?
그게 좋겠어
일단 왜를 보내고 나면
살지
이렇게 힘든데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