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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렇게/I Love BOOK^^

안녕이라 그랬어

Jeeum 2026. 3. 10. 11:04

2026-10

 

김애란(2025). 안녕이라 그랬어, 문동.

3/10 오후 ~ 3/14 아침

 

2025년 12월 많은 독서가들이 올해의 책으로 '안녕이라 그랬어'를 말했다.

 

막연하나마 이유를 알 것 같다. 그 막연한 이해를 내 말로 적확하게 표현해 내긴 힘들지만 알 것 같다는 느낌은 분명하다. 내 속을 혹은 나를 포함한 우리들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해 주다니. 나를 비춰주는 거울 같은 이야기 속에 조각난 내가 거울 표면에 끼여있는 얼룩같이 점점이 박혀 있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도 주었다. '안녕'이라 말할 용기. 누군가에는 반갑다고 말하는 대신 안녕이라 말하고, 누군가에게는 잘 가라는 말대신 안녕이라 말하고 돌아설 수 있는 용기를. 나만이 힘든 건 아니었음을, 많은 힘든 이웃들이 그저 아닌 척 자신만의 밝은 빛에 의지해 곳곳에 살고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그런 감정이 느껴올 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기꺼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14층 아줌마에게 말을 걸 용기가 없다.(14층 아줌마 이야기는 언젠가 정리해야 한다.) 

 

가끔은 누군가와 비교해 부족하고 허술하고 어리숙한 나를 굳이 내가 나서 비하할 필요가 없음을 좋은 문장으로 알려주었다. 그리하여 내 속을 내 마음을 대체 모르겠다 싶어 화가 나고 슬퍼지거나 외로워질 때,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는지 행동하는지 모를 타인의 행동을 목격하고 나만 화가 나고 아파질 때, 해결하고 싶은데 방법이 생각나지 않을 때. 여기 실린 문장들을 읽어보았으면 싶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그랬듯 나를 닮은 누군가도 책을 읽다 스스로의 마음 속이나 이웃의 속을 아주 약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거나, 경우에 따라 '안녕'이라 말하고 평화를 얻게 될지도 모를 것이다. 

 

언젠가 북토크에서 만난 그녀의 조근거림이 생각난다. 많은 청중들을 앞에 두고 다소 높고 먼 무대에 혼자 앉아 있던 그녀가 작가란 다 그런 거야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나근나근 사북작사부작 말을 했다. 작은 방에 앉아 도란거리며 말을 하듯. 그래서였을까. 준비한 질문이 있었지만 오히려 말을 걸기 어려웠던 시간이 생각났다. 그 시간에서 꽤 멀어진 지금 작가는 어떤 말을 어떻게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여전히 조심스럽게 조근거리고 있을까, 아니면 불쑥 안녕이라고 말해버리는 씩씩함은 좀 자랐을까. 내가 그녀에게 원하는 것은 어느 쪽일까.

 

작가는 자신의 몸을 만들어준 가족에게는 어떤 말을 어떻게 하고 살까? 굳이 알고 싶지 않으면서 괜히 그런 것들이 궁금해지는 것은 지금 순간 작가와 조금 더 친해진 독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김애란 작가님. 안녕하세요?"  언젠가 이렇게 말을 걸면 그녀는 뭐라 대답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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